미래는 과거의 사건과 모종의 ‘연속성’으로 묶여 있다. 과거를 배제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인류 사회의 과거를 배운다. 세계를 형성해온 온갖 변화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다.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부터 지금까지 20만년에 걸친 역사를 서술한 「옥스퍼드 세계사」가 출간됐다.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를 비롯한 저명 역사가들이 다중적 시점으로 과거와 현재, 지역과 세계를 조망한다. “과거는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바라보는 최선의 방법은 과거에 맥락을 더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과거와 현재, 미
‘법대로 하자.’ 서로 다른 의견으로 갈등이 일거나 누군가 피해를 입었을 때, 혹은 어떤 문제의 야기로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때 사람들은 법을 찾는다. 가족 관계, 학교 교육, 사회에서의 이해와 갈등, 사이버 세상 속 권리와 의무 등 우리 삶은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정작 법과 제도로부터 자신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아동ㆍ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강력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고등학생 위주였던 학교폭력 발생 연령이 초등학생·유치원생으로까지 확대되고
한국 사회에서 가장 먼저 깨닫는 규범은 ‘열공’이 아닐까 싶다. 열심히 공부해서 ‘인물’이 되는 것. ‘열공’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고위 공무원 또는 정치인, 의사나 법조인, 교수, 대기업 임원 등 ‘알아줄 만한’ 신분을 획득하는 것. 이것이 성공의 정석이라 여기며 자라서다. 문제는 열공한 이들 중 대다수가 자신을 워킹푸어(Working Poor·근로빈곤)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젊은이들은 언제 그만둘지 모를 직장에 다니거나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빚투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사회 구성원 중 절반 이상은 자기만의 집 없이 떠돌아야
우리는 매일 헷갈린다. 쏟아지는 뉴스와 정보들을 어떻게 선별해 믿어야 할지 말이다. 각종 SNS 단체방, 카페 게시판 등에는 허위정보와 동영상이 넘쳐난다. 가짜뉴스가 판칠수록 팩트체크의 중요성도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일일이 따져보기란 쉽지 않다. 미디어 역시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도 아무 검증 없이 그것에 휘둘리거나 재생산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자신이 합리적인 판단하에 뉴스나 의견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한다며 ‘착각’한다는 것이다.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는 팩트체크조차 할 수 없는 가짜뉴스가 어떻게
‘월거지(월세 사는 거지)’ ‘전거지(전세 사는 거지)’ ‘이백충(월소득 200만원 이하인 사람)’. 소득과 주거 형태를 소재로 사람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돈과 부동산으로 계층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심리가 만연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학기술과 생산력의 급격한 발전으로 세상은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인류는 더 심각한 정신질환과 사회악에 시달리고 있다. 물질적 풍요 수준의 상승과 함께 불안 관련 정신장애나 우울증 등의 질환을 앓는 비율도 높아졌다. 신간 「풍요중독사회」는 계층 속에서 불안을 방어하고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돈과
우리의 조부모 시절엔 어딘가에 소속해야 안정되고 행복하단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사람들은 개인이 아닌 가족이나 지역 같은 조직 차원에서만 그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소속된 곳이 없으면 행복해질 수 없단 생각에 어떻게든 가족이라는 조직이 단절되지 않도록 애쓰는 게 당연했다. 세상은 달라졌다. 가장 근본적이며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의 개념도 바뀌었다. 이젠 ‘대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이나 혹은 가족을 ‘소속돼야 할 조직’으로 여기는 전통적 사고방식은 소멸하고 있다. 가족을 향한 시선이 달라진 이유를 살피다 보면 ‘행복이란
혼돈 속에 한해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종결’이란 바람은 이루지 못한 채 새로운 해를 준비해야 한다. 2021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혼란의 시기가 계속될지, 희망의 시기를 맞이할지 예상하긴 어렵다. 다만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어떻게 방향을 정하느냐가 어느 해보다 중요한 때임은 분명하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은 코로나19로 달라진 소비자들의 생활양식과 그 변화의 추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글로벌 광고마케팅 회사 ‘이노션’의 인사이트전략팀이 치열한 분석 끝에 내놓은 보고서로, 비즈니스
세계는 ‘사람이 필요치 않은 경제’로 이동 중이다. 사람들은 직접 시장에 가서 구매하는 것보다 온라인 주문 후 문 앞의 물건을 수신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가 더 높은 수익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시스템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인식이 더 확산하고 있다. “인간은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합리적 개인이다.” 경제학자들이 오랫동안 내세워온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인)’는 자신의 이익을 효율적으로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을 의미한다. 완전경쟁의 이론 속에서 가격기구를 매개로 이뤄지는 경제인들의
11월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 대통령 선거다. 세계 각국은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정치ㆍ경제ㆍ사회ㆍ외교 등에 미칠 ‘경우의 수’를 따지느라 바쁘다. 우리나라는 조금 더 민감하다. 대외정책, 특히 대북관계에서 미국이 어떤 정책을 취할지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1972년 최연소 상원의원에 당선된 조 바이든은 36년간의 상원의원과 8년간의 부통령 시절을 보냈다. 7명의 대통령을 거쳐 3번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젠 최고령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다. 부와 권력을 지닌 정치 명문가가 아닌 ‘흙수저’ 출신에서 거물 정치인이 되기까지 그의
1670년대 ‘토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영국 보수당은 수백년간 ‘보수’라는 가치를 이어가며 강력한 여당으로 존재하고 있다. 보수당은 산업혁명을 거쳐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치른 뒤 현재까지도 몰락과 재기를 반복하면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3~4년을 버티지 못한 채 사라지는 우리의 정당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당명까지 유지한 채 오랜 시간 권력의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굳건함을 보여줬다. 「보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는 영국 보수당의 탄생에서 브렉시트까지, 성공적인 보수 정치가 보여준 생존 비밀을 파헤친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어시장은 활기찼다. 풍성한 수산물에 가격도 저렴했다. 새로운 수산가공 제품이 출시됐고 생산ㆍ가공ㆍ유통체계도 자리 잡아 갔다. 그러던 어느날 물고기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원인을 찾기보다 첨단장비를 갖춘 어선으로 더 깊은 곳까지 모조리 뒤졌다.어린 물고기, 알밴 어미 물고기 할 것 없이 모두 잡아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부들이 버린 폐어구와 온갖 해양 쓰레기, 미세 플라스틱들이 가득 쌓였다. 해양생물의 서식지 파괴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까지 바다를 괴롭혔다.「어업의 품격」은 우리의 바다
지난해 시작된 ‘마라麻辣’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매운맛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혀끝이 아린 듯 얼얼한 맛의 마라 음식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미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욱 다양한 중국 음식의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마라, 훠궈, 궈바오러우 등 인기 메뉴들은 간편조리 식품으로 시판돼 집에서도 쉽게 즐길 만큼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우리는 수천년을 이웃해 온 만큼 중국 음식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어느 나라보다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중국 음식은 대개 화려한 맛의 중화요리 일
50일이 넘는 장마, 잇단 태풍, 허물어지는 남극 빙하, 시베리아 이상고온…. 지금 세계는 지구 환경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일어나는 재난과 심상찮은 이변에 사람들은 불안하다. 지구 환경의 변화가 우리 일상을 위협할 거란 사실은 모두가 예견한 일이다.그럼에도 더 많이 더 빨리 소비하는 생활 방식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 현상은 심화할 뿐이다. 더 이상 우리가 직면한 자연의 경고를 외면하거나 그 원인을 막연히 들여다봐선 안 된다. 우리가 풍요롭게 살수록 지구는 피폐해 가기 때문이다. 먹고 소비하는 우리
“잠시 시간 괜찮으면 한 줄 써주실 수 있을까요?” 택시기사 명업식씨는 자신의 택시에 탑승한 손님에게 작은 노트를 건넨다. 생각나는 말을 편하게 적어달라는 부탁에 승객들은 의아하다가도 이내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육아 중인 워킹맘, 어머니와 병원 검진 결과를 듣고 택시에 탄 딸, 야근 후 지친 몸으로 귀가하는 직장인, 딸바보 아버지, 면접 가는 취준생…. 수많은 사람이 가족 사랑과 진로 고민, 연인을 향한 설렘, 세상 걱정과 바람들을 채웠다. 「길 위에서 쓰는 편지」는 저자가 운전하는 택시의 승객들이 노트에 쓴 손편지 모음이
세계적인 경영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은 20년 전 저서 「티핑 포인트」에서 ‘작은 아이디어가 임계점을 넘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현상’을 다뤘다. 어떤 말이나 행동, 아이디어나 제품이 전염되듯 퍼지는 순간인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주목했다. 그는 사회적 유행이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한순간 폭발하는 신기한 현상들엔 법칙이 존재한다고 봤다. 급속도의 변화가 시작되는 ‘뜨는 시점’과 그렇게 될 만한 요인이 있단 얘기다. 이런 「티핑 포인트」가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됐다. 처음 출간할 당시만 해도 ‘사회적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2001년 한 아파트 광고의 슬로건이다. 아파트 브랜드가 삶의 품격을 가늠하듯 당당하게 던지는 한마디에 사람들은 크게 반응했다. 당시엔 신선했던 광고가 지금은 그리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파트라고 해서 다 같은 아파트가 아니다’란 걸 강조하는 건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으니 말이다.사람들은 “어디 살고 있어요?”란 질문에 “○○동 삼성이요” “○○동 현대요”라고 대답한다. 부의 척도인 양 동네와 브랜드를 말하고 그 속에서 위계를 판단하는 사회. 아파트, 집, 부동산이 삶의 목표
‘의학적 행위에 관한 원칙 및 도덕 윤리’. ‘의료윤리’의 사전적 의미는 얼핏 형이상학적 접근을 떠오르게 한다. ‘의학’만으로도 전문적 영역으로 다가오는데, 난해해 보이는 ‘도덕 윤리’까지 더해지니 그럴 만하다. 하지만 의료윤리는 사소한 문제까지 포괄하는 실천적 학문이자 일상적인 학문이다.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아픔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의료윤리 문제는 모든 사람의 일상에 깊이 관련돼 있다. 그래서 의료윤리는 상상력을 활용해야 하는 반면 무엇보다 현실적이며 실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예전엔 동료보다 더 많이, 더 오래 일하는 것을 성공의 지름길이라 여겼다. ‘성과와 노동시간은 비례한다’라는 생각으로 장시간 일하고 회사도 그런 직원을 선호했다. 지금은 ‘더 짧게 일하고 더 크게 성취하는 일’을 추구한다. 반드시 오랜 시간 일해야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획일적 이론은 더 이상 걸맞지 않다. 많은 이들이 ‘생산성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며 ‘근무시간 단축제’를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이나 유연근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은 뭔가 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몇년 전부터 일부에서만
급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의 공포는 막강했다.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충격 속에 가계와 기업들은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낙관적 시나리오를 믿어야 할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할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방향 찾기로 전세계가 분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충격 속에 모두가 변화의 방향을 논하고 있다. 문제는 변화의 시점과 속도,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다. 신간 「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는 코로나 이후 일어날 변화를 ‘3년 내 닥칠 단기 변화’와 ‘10년 이상 이어질 중장기 변화’로 구분해 살핀다. 코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이 직접 생산ㆍ판매하는 PB(Private Brand)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제품군도 다양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식품ㆍ의류ㆍ생활용품ㆍ가전용품·뷰티용품 등 모든 분야에서 PB 상품을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마켓컬리·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들이 PB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PB가 새로운 사업이 아님에도 주목받는 건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만을 앞세우던 PB가 아니다. 유명 브랜드 제조사 못지않은 품질로 소비자를 흡수하고 있다. 매장에 갈 필요 없이 배송까지 해주는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