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후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 주변 상권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공실 때문이다. 대학가 상권 곳곳에선 임대 현수막을 내건 상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예컨대, 신촌역에서 연세대 앞까지 이어지는 명물거리, 카페들이 즐비한 신촌과 이화여대 앞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홍익대와 고려대, 건국대 주변 상권도 활력을 잃은 분위기다.대학가 상권이 무너졌다는 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8%. 하지만 신촌ㆍ이대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그보다 3배 이상 높은 18.3%에 달했다.
전세사기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22년 말이다. 이때부터 피해자들은 피해자를 먼저 돕고 나중에 정부가 전세사기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외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나마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특별법’도 반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렇다면 지역 내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역 내에서 도울 수 있는 조례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신축 다세대 주택(빌라)을 매입했던 집주인들은 애초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 이 기만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 한때는 패션의 성지였다.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뷰티와 패션의 영감을 얻는 거리이기도 했다.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간판을 떼어낸 흔적이 너저분하게 남아 있는 공실 상가들이 넘쳐나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게에선 상인의 짙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상권이 죽어가는데도 건물주는 높은 임대료를 고집해 상황을 더 나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2023년 겨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얘기다. # 한때는 주택가였다. 가로수길의 어두운 뒷골목 취급을 받았다.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골목에 자리 잡은 식당과 서점, 편집숍 등이 입소문을 타
2022년 말 전세사기 사건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6개월이 흐른 2023년 5월에야 정부는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한 문제’라던 주장에서 물러나 ‘전세사기특별법’을 제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6개월에 한번씩 보완 입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또 6개월, 국회는 약속을 지켰을까.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올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전세사기특별법이 이미 있는데 왜 또 개정안까지 통과시키려는 것이냐”고 반론을 펼지 모른다. 하지만 ‘전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등은 일종의 자격을 따는 시험이다. 공무원 임용고시와 달리 이들을 ‘자격시험’이라 부르는 이유다. 말 그대로 자격을 주는 시험이기 때문에 문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되레 많은 전문자격사를 양산해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게 시장경제에 더 어울린다. 그러면 전문자격사의 독점 논란도 사라질 수 있다. 전문자격사 시험, 이제 청년에게 대폭 개방하면 어떨까.의사ㆍ변호사ㆍ공인회계사ㆍ세무사ㆍ변리사ㆍ관세사ㆍ공인중개사ㆍ공인노무사….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문자격사다. 국가가 전문자격사 제도를 운영하는
서울시가 ‘용산전자상가’를 재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름하여 메타밸리 프로젝트다. 용적률 1000%를 적용해 고층빌딩을 세우고, 그중 30%는 ‘신산업’ 업체로 채우겠다는 게 서울시의 밑그림이다. 하지만 ‘신산업’ 업체를 채우려면 다른 지역에서 그들을 유치해 와야 한다. 용산은 그 정도의 매력을 갖고 있을까. 바닥은 ‘테라조’ 무늬였다. 1980년대를 상징하는 이 복도 위엔 종이상자가 빽빽하게 쌓여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PC나 통신기기의 부품을 찾는 사람으로 가득했을 이곳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선인상가 21동이다. 부품을
침체에 빠진 건 아파트 거래뿐만이 아니다. 아파트만큼 거래가 뚝 끊긴 건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점은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매매가는 활발하게 거래되던 때보다 떨어졌다. 그럼 저렴한 가격이 문제가 됐던 걸까. 용산구 일대 오피스텔에서 답을 찾아봤다.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서 시작하는 원효로는 지하철 1호선 남영역 교차로에서 끝난다. 이 길 옆엔 오래된 5층 이하 건물이나 단층 건물이 즐비하다. 개발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용산 그대로의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이 길에도 변화가
‘빌라왕’으로 대표되는 전세사기 사건에 공인중개사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뜩이나 신뢰를 잃었던 공인중개사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 그러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법정단체화’로 변화를 이끌겠다고 나섰다. 협회가 법정단체가 되면 공인중개사의 일탈행위를 통제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풀어야 할 숙제도 숱하다. “만물을 떠받치는 건 땅이다(Under all is the land).” 1913년 만들어진 전미부동산협회(NAR) 윤리강령의 서문 중 첫번째 문장이다. 토지(부동산)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그렇기에 얼마나 큰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아울렀다. 이 계획에는 인천~시흥~광명~서울을 잇는 ‘제2경인선’도 있었다. 제2경인선은 구로차량기지의 이전을 조건으로 내건 사업이었는데, 골칫덩이였던 차량기지를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이곳엔 어떤 변화가 일고 있을까. 서울에는 수수께끼 같은 ‘섬’이 하나 있다. 서울에 있지만 한강엔 없다. 여의도도, 밤섬도, 선유도도 아닌 이곳은 ‘구일섬’이다. 구로1동과 섬이란 단어를 합친 단어다. 한강이 아닌 서울
#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요구에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뿐만이 아니다.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한 피해를 왜 세금으로 메꿔야 하느냐는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나온다. 또 누군가는 한발 더 나아가 “등기부등본만 제대로 확인했어도 전세사기에 걸려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 과연 그럴까. 현 전세 시스템이 그렇게 완벽할까. 그럼 ‘전세사기꾼’은 완벽한 법과 제도 위에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걸까. 더스쿠프가 이 질문의 답을 풀어봤다.다섯번째 전세 사기 대책이 나왔다. 이번엔 특별법 형식을 취했다. 정부는 4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로톡’ 보이콧 행위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존 사업 시장과 신규 플랫폼 간 갈등을 정부가 직접 나서 조정한 첫번째 사례다. 이 때문인지 로톡 논란의 영향이 다른 플랫폼의 영역에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그중엔 부동산 플랫폼 시장도 있다.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법률 플랫폼 ‘로톡’을 향한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와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의 행위를 제재했다(과징금 20억원). ‘로톡’을 사용한 변호사에게 대한변협과 서울변회가 소명서를 요구하고 여기에 응하지 않은 변호사를
# 지방이 고향인 학생들은 대학에 가는 순간 혼자서 살 수밖에 없다. 보호자가 지방에 있으니 살 집을 구할 때도 혼자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럴 때 ‘어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흥미롭게도 청년들이 만든 서울대 소셜벤처 ‘가치가’다. 청년이 만들었지만 청년 문제만 생각한 건 아니다. ‘가치가’가 제시한 방안은 경력단절여성까지 아우른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그들을 만나 방법을 물어봤다.봄이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는 2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살 집
전세보증금의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건 2년 전입니다.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메우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가파르게 침체하면서 전세보증금도 이전보다 크게 가라앉았습니다. 2년이 지난 올여름 깡통주택의 난이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럼 지난 2일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은 유효한 방어막이 될 수 있을까요.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고가 수백건씩 터지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전세보증보험을 운영하는
국내에 ‘부동산 컨설팅’이 등장한 건 1980년대 말이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 투자를 위한 컨설팅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부동산 컨설팅 분야엔 전문성도, 법적 근거도 없다. 이 때문에 서울과 인천에서 불거진 깡통전세 사기와 빌라왕의 등장은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부동산 컨설팅’과 떼려야 뗄 수 없다.1988년. 우리나라에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처음 생긴 해다. 이 시점부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컨설팅’ 방식의 사업이 퍼져 나갔다. 이 무렵 탄생한 부동산 컨설팅은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개발ㆍ처분하는 것을
직방이 신新로고를 론칭하면서 새로운 미래 전략도 공개했다. 스마트홈 사업, 부동산 중개사업 등이 핵심이다. 지난해 삼성SDS 홈 IoT 부문을 인수해 얻은 스마트홈 사업의 범위를 글로벌 시장까지 넓히고,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게 전략의 골자다. 직방의 새 전략은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집을 둘러싼 타원형의 고리’. 부동산 O2O 플랫폼 직방의 새 로고다. 색깔도 바꾸고, 글씨도 직방에서 ‘ZIGBANG’으로 변경했다. 집과 건물뿐이던 기존 로고를 버리고, 집 모양 아이콘에 타원을 얹었다. 글로벌 시장과
공동주택 관리 플랫폼 ‘모빌’을 인수하며 아파트 관리 시장에 진출한 직방이 멈춰섰다. 울산에서 추진했던 지자체 연계 사업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지자체와 손을 잡는다면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직방의 질주를 막아선 이들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이란 거다. 직방의 우회중개 논란 등에 공인중개사들이 반발해 사실상 성과를 낸 첫 사례다.2021년 초 직방은 새 사업에 진출했다. 스타트업 ‘모빌’을 인수함을 통해서였다.[※참고: 2014년 설립된 모빌은 2018년 카카오페
부동산은 언제나 뜨거운 이슈다. 이전에도 그랬었고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올해, 그리고 지난해와 지지난해에도 가장 뜨거웠던 뉴스의 키워드는 바로 ‘부동산’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날이 갈수록 뛰어오르는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구 요동칠 뿐이었다. 그 결과는 정부에게 27전 27패라는 비참한 성적표로 돌아왔고, 내 집도 모아둔 돈도 없는 서민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시국에서 ‘3천만 원으로 빌딩 한 채 사십시오!’라는 책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새 사장은 토지임대부 아파트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처음 시도하는 일은 아니다. 2012년 강남에선 땅값이 빠진 ‘반값 아파트’가 공급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땅값 빠진 효과’는 사라진 지 오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반값 아파트로 공급됐던 강남브리즈힐(강남구 자곡동)을 찾아가봤다. 지난 6일 월요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 뱅뱅사거리에서 남쪽으로 가는 버스 440번을 탔다. 헌릉로까지 달리자 앞 유리로 세곡동이 뿌옇게 보였다. 헌릉로를 따라가는 버스는 일반적으로 내곡동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이 숱하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식산업센터 등을 맡아 분양하는 분양대행업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고수익을 미끼로 청년을 모집한다. 그리곤 100% 인센티브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일을 시킨다. 하지만 편법이 판치는 분양대행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청년은 많지 않다. 몇달간 무임금으로 일하다 도망치듯 분양대행업체를 빠져나오는 청년들이 수두룩한 건 이 때문이다. 분양대행업체에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분양대행업체와 청년의 눈물을 취재했다.“상담직 월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면서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은 모두 ‘프롭테크’ 기업일까. 그렇지 않다. 이미 있는 기업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이를테면 ‘공인중개법인’은 직접 매물을 모으고 규격화된 계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공인중개사업’을 하기 때문에 허위매물 이슈에서도 자유롭다. 그중 부쩍 성장한 곳이 있다. 집토스다.부동산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프롭테크(Proptech)가 국내 시장에 등장한 지 3년이 지났지만 부동산 중개 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보증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