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은 푸틴이 권력을 장악한 러시아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도덕적인 러시아는 가능한가?” 솔제니친은 ‘제국’의 환상에 빠진 러시아가 소비에트 연방에서 분리한 국가들을 힘으로 지배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질 비극을 예견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1918~2008년)은 1918년 12월 11일 러시아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버지는 솔제니친이 태어나기
영화 파이트 클럽의 주인공(에드워드 노튼)은 이름도 없는 화자話者로 등장한다. 그는 자동차 리콜 전문가로 일한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1년 중 족히 300일쯤은 비행기를 타고 전국의 사고현장을 찾아 자동차 결함을 조사한다. 어쩌면 최악의 직업이다. 태평양을 건너 아예 낮과 밤이 통째 바뀌는 게 차라리 낫다. 서너 시간의 시차 변화는 정말 고약하다. 주인공은 당연히 만성 불면증에 시달린다.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의사를 찾아가 고통을 호소하고 수면제 처방을 부탁한다. 의사는 불면증 정도의 고통은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의 고통은 아
[찬바람 부는 실리콘밸리]AI가 열어젖힌 빅테크 ‘해고 시대’미국 실리콘밸리에 찬바람이 분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주요 테크기업이 인력을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구글이다. 최근 이 회사는 하드웨어 개발부서에서 일하는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구글 측은 “앞으로 다가올 중요한 기회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일부 조직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이다. 구글은 2023년 1월 1만2000명을 해고했다.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구글 말고도 인력을 감축하는 회사는 여럿이
[유럽조세관측소의 의문]억만장자의 세금은 합당한가 “세계 각국이 억만장자들에게 2%의 부유세를 부과하면 연간 2500억 달러(약 338조원)의 추가 재정 수입이 발생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한 유럽조세관측소(EU Tax Observatory)의 연구 분석 결과다. 유럽조세관측소는 프랑스 파리경제학교(PSE)에 본부를 둔 조세연구소다. 유럽조세관측소는 전세계 억만장자 2700명이 소유한 재산을 13조 달러(약 1경7583조원)로 추정해 이런 결과를 내놨다. 억만장자는 개인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사람을
중형 SUV 토레스의 흥행가도가 멈췄다. 잘나가던 KG모빌리티의 판매 실적도 덩달아 꺾였다. 토레스란 ‘한 차종’에 쏠린 제품 포트폴리오가 끝내 약점으로 작용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다양한 자동차 라인업을 구축해야 하는데, 관건은 KG모빌리티에 그럴 만한 자금이 있느냐다.인수ㆍ합병(M&A) 이후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던 KG모빌리티에 제동이 걸렸다. 9월 들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다. 9월 KG모빌리티의 총 판매량은 9583대로, 전년 동기(1만1322대) 대비 15.4% 감소했다. 8월까지 3개월 연속 유지했던 ‘월 1만대
일본 정부가 이웃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4일(현지시간) 쓰나미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오염수를 정화 처리한 뒤 태평양으로 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원전 사고의 비극과 그것이 인류에게 남긴 교훈을 곱씹게 해주는 한 권의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올해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발생 36주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11주년을 맞이하며,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세계문학선에서 발간된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를 소개한다. 이 소설은 체르노빌을 상징하는 마을 ‘체르노보’에서 사는 80대 노인 바바 두냐의
섭씨 1.5도. 기후위기로 인한 인간의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 요건’으로 자주 등장하는 수치다. 1.5도는 비굣값이다. 화석 연료를 본격 사용하기 전의 지구 평균 온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면 위험하다는 거다(표➊).2018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ㆍ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에서 발표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을 보자.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100년에 1번 빈도로 북극해 해빙이
지난해 9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 GM이 오는 8월 수장을 교체한다. 모처럼 불어온 훈풍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런데 이상하다. 한국 GM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전기차 생산을 통해 국내 공장의 입지를 넓혀야 한다. 하지만 한국 GM의 미래 플랜에는 아직까지 전기차 생산 내용이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한쪽에선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설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또다른 한쪽에선 올 하반기 신형 전기차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전자는 르노코리아(이하 르노), 후자는 KG모빌리티(이하 KGㆍ옛 쌍용
[美 침체 신호 미미]인플레에도 두꺼운 지갑들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미국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정책의 방향을 긴축으로 틀고 돈줄을 조인 지 1년이 넘었는데도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현재 미국 가계엔 돈이 넘쳐난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이후 지금까지 5000억 달러(약 655조원)를 초과 저축했다. 초과 저축이란 평균적인 수준의 저축과 견줘 더 많이 축적한 예금을 말한다. 팬데믹 기간 미국 정부가 돈을 잔뜩 풀었음에도 막상
루이비통 등 70여개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세계 최고의 부호 자리를 꿰찼다. 경기 침체에도 명품 소비가 끊이지 않았다는 건데,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그런데 이렇게 ‘펄펄 나는’ 루이비통엔 ‘양극화’라는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4일(현지시간) ‘2023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위를 차지할 거란 전망을 깨고,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
# 2021년 겨울, 밤거리에서 택시가 사라졌다. 시민 사이에선 ‘택시가 없어서 못 탄다’는 불만이 나돌았다. 이른바 ‘택시 대란’의 시작이었다. 시민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자 정부는 2022년 10월 택시 공급 확대책을 내놨다. 골자는 다음과 같았다. ▲택시요금 인상 ▲개인택시 부제 해제 ▲심야할증 시간·요율 조정 등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시민·법인택시·개인택시 등 시장참여자의 서로 다른 욕구를 충돌하게 만드는 ‘태생적 맹점’을 안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택시 정책은 고작 5개월 만에 삐걱거리고 있다. 시민의 택시 수요는 되레
대책을 시행했는데, 후폭풍이 일고 있다. 아픈 곳을 치료했다는데, 진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국내 택시 시장의 얘기다. 여기엔 정부의 잘못된 문제풀이 방식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이상한 택시 셈법, 마지막 편이다. 국내 택시 시장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트2에서 살펴봤듯, 정부는 심야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요금을 인상하고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했다. 그 결과, 승차난은 해소됐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한 택시 업계의 갈등이 촉발됐다. 정부가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시행한 지 5개월 만이다. 갈등부터 살펴보자.
# 일론 머스크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말을 여러 차례 바꾸며 잡음을 일으켰고, 테슬라 주식 30조원어치를 판 이유도 계속 바뀌고 있다. #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고금리로 성장주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올해에도 투자자들이 머스크에게 보내는 신뢰는 계속될 수 있을까. 2000억 달러(약 250조원)를 버는 일이 힘들까, 2000억 달러를 순식간에 잃는 일이 더 힘들까. 일론 머스크는 올해 들어 이 두가지 일을 겪은 유일한 사람이 됐다.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욕설 파문에 시끌벅적하더니, 이번엔 언론사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바이든 팔짱, 빈곤 포르노 논란까지 줄줄이 터졌다. 반대편이라고 나을 게 있겠는가. 측근들이 줄줄이 소환되더니, 최측근마저 구속됐다. 정부와 집권여당을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은 민생보단 자신들이 뽑은 대표를 지키는 데 여념이 없어 보인다. 도대체 우리에겐 어떤 리더가 필요할까. 이순신 두번째 편이다. 시대가 영웅을 탄생하게 했던가. 시대가 영웅을 만들었던가. 이순신은 조선시대 제13대 왕 명종明宗이 즉위하고 3개월째를 맞고 있던 1545년 3월 8일 태어났다. 명
[침체 준비하는 美 기업]CFO 때아닌 칼바람 미국 주요 기업이 높아진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 재무책임자(CFO)를 교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23일(현지시간) 리크루팅 업체 러셀 레이놀즈 어소시에이츠의 자료를 인용,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이 CFO 교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WSJ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교체된 CFO는 71명을 기록했다. 이중 20%가량은 지난 9월 교체됐다. 이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가파르게 늘어난 수치다. 러셀 레이놀즈 어소시에이츠가
2022년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의 ‘아니 에르노’가 수상했다.노벨 아카데미는 지난 10월 5일, 아니 에르노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그는 대단한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으로 수치심, 굴욕, 질투, 무지 등 극도의 고통 경험을 드러냄으로써 감탄 스러운 무언가를 성취했다”며 “그의 작품은 타협하지 않고 평이한 언어로 깔끔하게 쓰였다”고 그녀의 수상 이유를 밝혔다.에르노는 수상자 발표 직후 스웨덴 공영 SVT방송에 출연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은 제게 대단한 영광이고 책임”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은 주인공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최근 가격이 조금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휘발유차나 경유차에 기름을 넣는 게 부담스럽기만 하다. 전기차가 아직은 고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인 대안은 없을까. 몇몇 전문가는 LPG가 휘발유차ㆍ경유차를 대체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연료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성능도 몰라보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와 제조업체가 LPG차에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국제 사회의 질서를 단번에 무너뜨리며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왔다. 자동차
지난 8월 미국 정부가 공식 발효한 인플레 감축법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한 배타적 정책들에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이런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일본ㆍ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거대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떤 대안을 모색해야 할까.최근 국내외적으로 각종 난제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선 물가ㆍ금리ㆍ환율이 동반 상승하는 ‘3고高’ 위기 속에서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로이스 파티뇨(Lois Patiño)는 아마도 풍경을 가장 급진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예술가 중 한 명일 것이다. 영화감독이자 아티스트인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고, 빛이 있고, 바다와 바람이 있고, 광활한 땅이 있다. 인간 중심의 시선이 아닌 자연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펼쳐진다.8월 18일~8월 26일까지 개최된 제22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네마프2022)에서는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전작품이 ‘작가특별전’으로 초청상영되었다. 그의 단편영화 은 오버하우젠 국제 단편영화제(독일), 클레
만사가 맘에 안 드는 듯 언짢아 보이는 한 여성이 뉴욕 거리를 걷는다. “타임스퀘어 시멘트 바닥을 다시 까는 데 4000만 달러가 든다니!” “지하철역 예술작품 설치 공사가 5개월이나 걸린다고? 예술품들이 지하철 타는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준다 생각하는 건가?” “이 도시에서 스마트폰 안 보며 앞을 보고 걷는 이는 나 하나뿐이야.”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다큐 시리즈 ‘도시인처럼’에서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프랜 리보위츠는 뉴욕이란 대도시의 일상과 문화를 향해 끊임없이 불만을 드러낸다. 프랜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