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바 공원을 나온 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분쿄 구에 위치한 모리 오가이 기념관을 가기 위해서였다.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는 소설가이자 평론가, 의사로서, 동시대에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츠와노(津和野, 현재 시네마 현의 지망)번주의 전속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의사였지만 하급 무사라는 사회적 계급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던 모리의 아버지는, 아들 모리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데 집중했다.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를 배우는 등 고등 교육을 받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전, 서울국제도서전(이하 SIBF)이 지난 6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소재한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다양한 전시회와 강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SF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과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세미나 또한 진행되었다.2022년 6월 3일, 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는 정소연, 해도연작가, 그리고 영화 의 유강서애, 윤승민 작가가 연사를 맡았으며, 사회자석에는 문화평론가 이지용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윤승민 : SF라는 장르의 발전사옛날에는 SF라고 한다면
서언2-1, 김수영 사유의 내적 기원2-2, 김수영 사유의 외적 기원마무리 서언세상에 혼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관계의, 상호작용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더 말할 것도 없이 자기 시대의 아들1)이라고 했거니와, 현존재인 나는 세계 속의 존재라는 하이데거의‘세계-내-존재’ 또한 같은 말이 아닌가 말입니다. 철학은 말할 것도 없고 문학예술도 마찬가지고, 김수영의 시적 성취와 사유의 열매 또한 갑자기 돌출한 것이 아닙니다.김수영의 시작 초기 이력을 자세히 보니,‘묘정의 노래’(‘45)에 이어‘공자의 생
세상에 혼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관계의, 상호작용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더 말할 것도 없이 자기 시대의 아들1)이라고 했거니와, 현존재인 나는 세계 속의 존재라는 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 또한 같은 말이 아닌가. 철학은 말할 것도 없고 문학예술도 마찬가지고, 김수영의 시적 성취와 사유의 열매 또한 갑자기 돌출한 것이 아니다.김수영의 시작 초기 이력을 자세히 보니, ‘묘정의 노래’(‘45)에 이어 ‘공자의 생활난’(‘45), ‘가까이할 수 없는 서적’(‘47), ‘아메리카 타임지’(‘47), ‘이
서언 자, 나는1) 이미 김수영을 “서구의 합리적 이지와 동양의 고전적 소양, 송곳style같이 날카로운 모던한 감각을 지녔으면서도 고유의 민중적 전통의 뿌리를 깊이 있게 의식했던 한국의 보기 드문 문화 검투사a cultural gladiator”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내가 결코 그냥 한 헛소리가 절대 아닙니다. 나의 연륜과 학문과 철학적 예지라 할까요, 머 그런 이미지의 연쇄작용에서 어느 날 운이 닿아 터져 나온 것입니다. 이것은 머 음악의 황제 베토벤이“짜자자 잔~”하고 ‘운명’이 지닌 영웅적 삶의 본질에 대한 음악적 리듬을 읽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맥스 달튼(Max Dalton)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다. 1950년대 만화부터 애니메이션까지 섭렵한 그는 지난 20년 동안 대중문화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인상적인 작업을 이어왔다. 특유의 물 빠진 듯한 색감과 유머러스한 디테일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그가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면서다.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인 「웨스 앤더슨 컬렉션」 「웨스 앤더슨 컬랙션 : 그랜드 부
노작홍사용문학관은 2021년 다가오는 3월 6일 화성 지역문학관을 개관한다.노작홍사용문학관 내 2층에 개관 예정인 화성 지역문학관은 앞으로 화성의 문인과 문학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기획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며 3월 6일에 개관 기념 기획 전시가 시작한다. 첫 번째 기획전시 ‘화성 문학에 길을 묻다’는 ‘상실과 회복’을 주제로 한다. 코로나19가 앗아간 우리의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화성이라는 무대 속에서 상실과 회복의 모티프를 담은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화성의 지리적·문화적 환경을 문학으로 형상화하는
지난 1월 30일, 대중서사학회가 2021년 상반기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줌으로 진행된 금번 학술대회는 작년 10월에 개최되었던 대중서사학회의 기획 학술대회 ‘뉴미디어 시대, 장르의 재발견’에 이어 다시 한번 더 ‘웹장르와 플랫폼’을 주제로 하여 관계된 질문들을 더욱 확장하는 자리였다. 대중서사학회 박숙자 회장은 “한국 문화사에서 매체와 서사가 가장 예민하게 만나고 충돌하는 자리가 대중서사의 자리가 아닐까 싶다”며 ‘웹장르와 플랫폼’을 주제로 한 금번의 학술대회를 통해 대중서사의 외연에 대한 질문과 웹장르의 서사를 어떤 새로운
1. 일제 협력에 대한 변명의 논리해방 후 김동인이 발표한 단편소설 '학병수첩'(, 1946)에는 “조선의 해방은 미국이 준 바도 아니요, 중국이 준 바도 아니요, 또는 소련이 준 바도 아니요, 하늘의 선물이다.”1)라는 해방에 대한 서술자의 평이 달려있다. 당시 전쟁의 흐름이나 조선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관계 등을 전혀 고려치 않고, 혹은 무시해버린 채 해방의 공을 ‘하늘의 덕’으로 돌려버리는 진술은 전쟁 과정에서 일어난 수많은 희생과 국내외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30일에는 ‘포스트 코로나와 문학’과 ‘신화와 여성’을 주제로 한 아시아문학포럼이 개최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줌라이브를 통해 세계의 작가들과 마주했다. 특히 ‘신화와 여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아시아문학포럼 2부 순서에는 공선옥, 윤정모 작가와 방글라데시의 샤힌 아크타르, 중국의 츠쯔젠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2000년 데뷔한 샤힌 아크다르는 인권 기구인 에인 오 살리쉬 켄드라 소속이며 독립전쟁 당시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
[뉴스페이퍼 = 이정현 에디터, 평론가] 모든 작가에게 첫 책은 특별하다. 첫 책에는 습작의 고민과 낯선 독자들에게 말을 거는 달뜸과 설렘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작가들의 첫 책을 다시 들춰보면 그들의 젊은 날의 고뇌와 데뷔한 시기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곤 한다. 그래서 매년 새해가 되면 각 신문의 신춘문예에 당선된 소설과 시를 모아놓고 읽곤 한다. 신인 작가들의 첫 작품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은 간단한 감상을 메모해둔다. 일면식이 없어도 그들 중 누군가가 첫 책을 출간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송지은 작가도
문학스튜디오 무시의 올-라운드 문예지 “TOYBOX” VOL.4 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공개되었다. “TOYBOX”는 다양한 예술이 문학과 어우러져 만드는 신선함을 추구하는 올-라운드 문예지인 동시에 문학의 영역 확장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감각의 콜라보 실험서다.이번 “TOYBOX” 제4호의 주제는 종합 SF다. SF의 대표 장르인 소설은 물론, 사진이나 미술과 결합한 독특한 매력의 SF소설과 SF만화, 줄글의 형태를 뒤틀거나 뒤섞는 SF시, 과학과 문학의 결합을 고민하는 인터뷰 등 다양한 장르의 SF가 만드는 다채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문학 웹 플랫폼 SRS(s-r-s.kr)의 큐레이터이자 팀 왓에버의 멤버로 활동하는 차현지 소설가는 등단과 비등단의 구분을 허물고 차별 없는 문학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학계 불공정 관행을 다루는 기획 두 번째 순서로 뉴스페이퍼는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차현지 소설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차현지, 천희란, 조우리 작가가 함께하는 팀 왓에버는 여성 평론가 13명이 쓴 평론집 “문학은 위험하다”라는 책을 지원했으며 여성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문학계를 둘
독창적인 추상회화를 선보이는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는 원래 구상화를 주로 그리던 작가였다. 2000년대 초기작은 표현주의적이며 스타일리시한 화법이 돋보였다. 그러던 그가 2014년 유화 작업을 멈추고 추상화로의 변화를 추구한다. “유화는 수정을 거듭하면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오스트로스키는 ‘오류, 실수, 우발적인 것, 불완전하고 미숙한 것’을 회화적 모티프로 선택해 추상화를 선보였다. 오스트로스키의 첫 개인전 ‘Menschen, Bilder, Emotionen(사람,
신혜선의 작품 제목들은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사색 종이가방(Paper Bag of Thoughts)’으로 불린다. 흰색 위에 또 다른 흰색이 중첩된 듯한 그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종이가방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렵다.하지만 가까이 마주하면 단순한 단색조 회화가 아님을 알게 된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모노톤의 컬러는 여러 색감과 기운을 발산하며 빛의 위치에 따라, 바라보는 방향과 눈높이에 따라 다양한 톤의 색채를 발산한다.신혜선의 ‘사색 종이가방 : 마음을 담다’展이 열린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그림을 볼 때 일차적으로 느끼는 회화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만큼도 나를 알지 못하는당신들이 내 뒤에서 하는 말을 들었다당신들에게 내가 하고픈 말이 있다나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좀도둑도 살인자를 고발할 수 있고살인자도 살인자를 고발할 수 있어-최영미 시인의 ‘자격’ 중에서.[뉴스페이퍼 = 송진아 기자] 최근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최영미 시인의 개정증보판 시집 “돼지들에게”가 출간됐다. 지난 11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영미 시인은 “돼지들에게”에 실린 시작 시 세 편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개정증보판 시집에 실린 신작 시 중
표절은 절도 행위다. 남이 쓴 어떤 작품을, 문장과 구성과 모티프 상에서 명백히 표절해놓고도 그 작품을 본 기억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는 것은 자신의 문학세계와 작가로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작가는 오직 자신의 창작물을 갖고 존재 증명을 하는 것인데, 타인으로부터 가져온 것으로 자신의 허술함을 덮는다면 양심을 속이는 것이다. -이승하 문학평론집 “욕망의 이데아” 중에서.[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2015년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의 ‘우국(미시마 유키오 作)’ 표절 사태로 대표되는 문학계 내 표절 문제는 해묵은 이슈다. 특히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2019 한국 문학계는 그야말로 새로운 물결과 기존 문단 시스템의 지각 변동으로 가득했다. ‘전지적독자시점’의 성공으로 대표되는 웹소설 시장의 성장과 SF와 같은 장르문학의 확산을 비롯해 독립문예지, 독립출판, 독립서점의 등장 등 다채로운 생태계가 펼쳐졌다.전지적독자시점은 문피아 기준 누적 조회수 3천만, 추천수 150만 이상을 기록하며 본편 완결을 맞았으며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지, 조아라, 네이버시리즈 등에서 수많은 웹소설들이 꾸준한 독자군을 형성하고 있다. 정확하게 웹소설·웹툰의 사업 규모를 파악한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가좌역에 내리면 행복주택건설 지구와 함께 매해 재개발에 들어간다는 소문만 무성한 상가동이 나온다. 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이 골목길에 ‘무도메들리’가 있다. 콜라텍과 함께 한시대를 풍미했던 무도메들리는 이제 낡아버렸으며 젊은 세대들에겐 낯선 곳이다. 지난 21일 신세대무도메들리에 젊은 시인들이 모였다. 공전 문학나이트2019가 열린 것이다. 지난 21일 진행된 "공전 문학나이트 2019"는 문학레이블 공전이 주최, 주관한 행사로 김수온, 김연덕, 김종연, 김지연, 김현, 류진, 박세랑, 안태운,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30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2020년 문예지발간지원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문예지발간지원 사업의 대상은 문예지 또는 기관지를 발간하는 문학단체 및 출판사, 국내에서 발간되는 월간, 격월간, 계간, 반년간 종합 문예지 및 분야별 전문지, 국내에서 발간되는 문학 분야 주요 단체 기관지다.특히 2020년부터는 신규 문예지, 지역 문예지 뿐만 아니라 온라인 디지털 매체 역시 신청 가능했다. 지원 종수는 40종 내외로 호당 250만원에서 450만원 차등지원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안내에 따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