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구독자를 한달이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구독 해지 버튼을 살짝 감추거나 위약금을 부과하는 ‘거친 방법’이 있는가 하면,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문구를 활용해 은근슬쩍 값을 부풀리거나 결제를 연장하게 만드는 ‘다크 넛지(Dark nudge)’도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런 기업의 꼼수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현대인은 좋든 싫든 한번쯤 ‘구독’이란 서비스를 마주한다. 특히 젊은 세대의 구독 이용률이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30대의 OTT 구독 이용률은 85.
# 어느날 극장에서 팝콘을 먹었는데, 양이 예전 같지 않다. 알갱이도 작은 걸 보니 질도 의심스럽다. 같은 돈을 내고 ‘질 떨어진 팝콘’을 먹은 게 분명한데, 되돌아오는 업체의 말은 “기존과 똑같습니다”뿐이다.# 어디 이뿐이랴. 동네 고깃집 1인분도, 동네 식당 공깃밥도 달라졌지만 딱히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ㆍ싱가포르 등 해외 각국도 법망 밖 음식의 슈링크플레이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팬데믹 기간에 영화관을 찾지 않았던 김하늘(가명ㆍ26)씨. 최근 선호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3주 연속 A영화
값비싼 5G 요금제가 보편화하면서 통신비가 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3사를 압박해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간요금제가 가계의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통신비 지출이 되레 늘고 있어서다. 통신비를 줄이려면 알뜰폰을 쓰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가 이통3사 중간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의 24개월 통신비를 비교해 봤다. 13만원. 2023년 3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통신비다. 2020년 11만9775원에서 8.5% 증가했다. 값비싼 5G 요금
# 아일랜드 출신 맥도나 감독이 철저하게 아일랜드 출신 배우를 동원해 가장 ‘아일랜드스러운’ 모습을 그려낸 영화가 ‘이니셰린의 밴시’다. 그 ‘아일랜드스러움’의 하나가 가십(gossip)이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허물없는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따뜻하고 친근한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들이지만, 부정적으로 보자면 가십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기도 하다.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엔 아일랜드 사람들의 조금은 특별한 인사말이 자주 등장한다. 바로 “What's the craic?”이다. 우리가 “안녕하세요?”라
어묵 한 개 2000원, 탕후루 5000원, 랍스터구이 2만원…. 명동에서 팔고 있는 길거리 음식 가격이다. 바가지요금 논란에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한차례 가격을 내렸다지만, 여전히 혀를 내두를 만큼 비싸다. 몇년 동안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발걸음이 뚝 끊겼던 탓에 ‘이참에 본전 뽑자’는 심리가 꿈틀대는 걸까. “6년 5개월의 기다림 끝에 유커가 돌아왔다.” “한중 수교 31주년 기념 ‘유커 맞이’ 총력.” 최근 면세ㆍ관광업계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유커맞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8월 11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비
식품업계가 제로 슈거(Zero Sugar)에 빠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탄산음료 중 24.9%가 제로 슈거 제품이었다. 탄산음료가 제로 슈거 시장을 열어젖혔지만 이젠 주류‧커피 등의 시장에서도 잇따라 제로 슈거 제품이 등장하며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현재 제로 슈거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은 주류 업계다. 먼저 소주 시장을 보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하며 제로 슈거 소주 시장의 문을 열었다. 새로는 높은 인기를 끌며 올 초 누적 판매량 5000만병을 돌파했
“12월에 연말 할인 행사를 하지 않나요?” 폭스바겐 딜러사를 찾은 소비자 A씨가 물었다. 딜러사 측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문이 있었지만, A씨는 딜러사가 제안한 할인율을 받아들였고, 신차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폭스바겐 측은 얼마 후 연말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할인율은 A씨가 받은 것보다 훨씬 높았다. 문제는 A씨와 같은 소비자가 한둘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 할인 사태, 그 첫번째 편이다.자동차 회사가 차값을 할인해줬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어찌 된 영문일까. 사건을 요
# 요즘처럼 강추위가 이어지는 겨울에 차를 탈 때 필요한 필수 옵션이 있다. 엉덩이를 따뜻하게 해줘서 ‘엉따’로 불리는 열선시트다. 요샌 웬만한 중저가 차에도 기본사양으로 들어가는 기능인데, 이걸 쓰기 위해 매달 돈을 내라고 하면 어떨까.# 미래의 도로 위 상황을 가정해보자. 자율주행차가 대중적으로 확산해 너도나도 운전대를 놓고 차에서 한숨 자는 시대. 그런데 이 자율주행 기능을 쓰려면 이미 지불한 자동찻값 외에도 매달 추가로 돈을 내야 하면 어떨까. 사고가 났을 때 에어백을 5개 터뜨리는 기능은 월 1만원을 내고, 7개를 터뜨리는
# 우리는 ‘“공익인가 상술인가” 다시 보는 신윤복 NFT 논쟁’이란 기사에서 간송미술관의 신윤복 NFT를 둘러싼 찬반양론을 살펴봤다. NFT가 문화재를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긍정론, 지나친 상술로 문화재 가치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부정론 모두 일리가 있었다. 둘 다 ‘문화재를 위한 마음’에서 출발한 주장이라서다. # 그렇다면 지금의 관건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NFT를 판매할 수 있느냐다. 만약 NFT 홍보에만 몰입해 문화재를 훼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권위냐 홍보냐” NFT 두 번째 편을 열어보자.
# ‘옛것과 새것의 만남’. 지난해 NFT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가 있었다. 조선시대 풍속화의 거장 신윤복의 그림에 NFT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간송미술관의 프로젝트였다.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였기 때문인지 프로젝트의 ‘첫 단추’였던 단오풍정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완판됐고, 두번째 NFT인 주유청강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NFT 업계의 주목을 받은 게 국보를 NFT로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국보 등 문화재를 다루는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를 둘러싸곤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재에 접근
한국인은 운세에 관심이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세대가 특히 그렇다. 10~30세 성인남녀 1608명 중 90.0%가 ‘운세를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2018년 기준). 운세를 얼마나 자주 보는지를 묻는 질문엔 ‘반년에 한번’이 25.1%로 가장 많았다. “매일 본다”는 응답자도 10.8%에 달했다(표❶).그런데도 관련 시장 규모는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은 2016년 2039억5900만원에서 2019년 1748억9600만원으로 3
코마바 공원을 나온 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분쿄 구에 위치한 모리 오가이 기념관을 가기 위해서였다.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는 소설가이자 평론가, 의사로서, 동시대에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츠와노(津和野, 현재 시네마 현의 지망)번주의 전속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의사였지만 하급 무사라는 사회적 계급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던 모리의 아버지는, 아들 모리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데 집중했다.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를 배우는 등 고등 교육을 받은
“금가루 뿌린 케이크, 없어서 못 산다.” 특급 호텔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정판 케이크를 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비싼 가격이다. 조선팰리스와 서울신라호텔은 모두 25만원짜리 한정판 케이크를 선보였다. ‘헉’소리 나는 가격이지만 인기는 뜨겁다. 케이크 25만원 시대, 어떻게 봐야 할까.크리스마스가 끼어 있는 12월은 연중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대목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파티가 많은 데다, 요즘은 고생한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 케이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아서다. 이런 수요를 잡기 위해 최근 특
[Econopedia]스킴플레이션‘인색하게 굴다’라는 뜻의 스킴프(skimp)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물가가 상승했지만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은 되레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격은 올랐는데 상품의 용량은 줄어드는 것, 제품을 주문했으나 배송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등이 스킴플레이션에 해당한다. 스킴플레이션의 원인은 돈이다. 기업들이 물가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료비와 인건비를 아낀 게 제품ㆍ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얌체 상술’에 소비자
신윤복의 그림으로 만든 NFT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라의 국보를 상술의 도구로 써서 되겠느냐는 지적이 숱합니다. 이 그림의 NFT를 판매하는 방식에 ‘뽑기’ 등을 도입했기 때문이죠. 이 논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개선 여지는 없을까요? 더스쿠프가 NFT 제작에 참여한 배경일 아톰릭스랩 부사장을 만났습니다.지난 5월, 간송미술관이 조선 후기 화가 신윤복의 그림첩인 ‘혜원전신첩’을 NFT(대체 불가능한 코인·Non Fungible Token)로 만들어 대중에게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 신윤복의 풍속화 화첩 ‘혜원전신첩’이 논란에 휩싸였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다. 혜원전신첩을 소유한 간송미술관이 화첩 속 그림들을 NFT로 만들어 대중에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업계 안팎에선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상술이다’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보의 NFT화를 둘러싼 논쟁은 간송미술관이 지난해 발행한 ‘훈민정음 해례본’ NFT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논쟁이 더 날카로운 이유는 혜원전신첩 NFT의 발행·판매 방식에 있다.훈민정음 해례본은 고화질로 촬영한 사진에 고유번호(numbering)를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특이한 단어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아쎄이’, ‘긴빠이’, ‘악!’, ‘~인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등등...이러한 말들은 대체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바로 해병대의 은어에서 따온 것이다.신입을 뜻하는 말인 ‘아쎄이’, 훔치거나 빼돌리는 것을 뜻하는 ‘긴빠이’와 같은 말들은 물론이고, 무언가를 인내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했다는 글이 올라올 때면,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라는 농담조의 댓글도 흔히 볼 수 있다.대한민국 남성의 절대 다수는 육군에서 군복무를 했기에 이러한 해병대의 은어들이 생소할 수도 있다
# “수수료 인하다” vs “수수료 인상이다”. 수수료 제도는 한가지인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가지다. 한쪽에선 “수수료를 사실상 인하했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수수료가 되레 인상됐다”고 맞받아친다. 무슨 말일까.# 배달앱 업체 ‘배달의민족’은 최근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의 중개수수료 제도를 개편했다. 지금까지 해오던 프로모션을 중단하면서 ‘수수료의 정상화’를 주장했다. 배달의민족의 주장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원래 중개수수료가 12%였는데, 그보다 낮은 중개수수료(건당 1000원)를 받아왔다. 이번에
데이트폭력을 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등장한다. 악의적인 댓글로 막다른 길에 내몰린 여성들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미디어와 사람들의 관심은 피해자에게 쏠리고 그들이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원인을 제공하진 않았는지 의심하기에 바쁘다.여성들은 통상 남성 동료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가정에서는 더 많은 가사와 돌봄노동에 시달린다. 여성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성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정책들은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성으로서 하루도 화를 내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오늘날 현실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혜를 입은 플랫폼 기업과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다. 심각한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녹록지는 않은 모양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 수많은 소상공인이 창업과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듯, 온라인에서도 상위노출 영역에서 밀려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숱해서다. 소상공인들에게 플랫폼은 오프라인 시장의 한계인 임대료와 초기사업 구축비 등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점점 쌓이고 있다. 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