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자신들의 곳간을 채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고약한 건 ‘세금稅金’이다. 때만 되면 국민들의 돈을 거둬가면서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금은 인류 역사에 선재先在하는 개념이 아니다. 국가 성립과 필요에 따라 후천적으로 생성된 개념에 불과하다. 당연히 국가는 국민에게 세금을 요구할 때 자세를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정부의 간섭을 최소한으로 하고 경제의 운영을 시장에 맡기는 시장경제체제가 발달하면 할수록, 시장의 특성상,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슨 일도 망설이지 않는 ‘맘모니즘(mammo
정부가 7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그런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대상이 대부분 반독점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기업들이다. 공매도는 세밀한 조율과 구조적 개편이 아닌 전면 금지라는 강수를 택해 주가 부양책을 의심케 한다. 경제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일치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모순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1편에선 물가 관리, 2편에선 공매도를 다룬다. 목적이 같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을까. 적어도 경제정책에서 방법은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나을까. 정부는 꾸준히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경기 침체가 하반기에 극적으로 반전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이럴 땐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게 수순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소비와 투자를 민간보다도 더 줄였다. 세수가 부족하다는 게 이유인데, 문제는 정부가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적절치 않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엔 하락 하반기엔 상승)’ 전망과는 달리 올해를 두달가량 남겨둔 현시점에서도 경기는 개선될 조짐을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등은 일종의 자격을 따는 시험이다. 공무원 임용고시와 달리 이들을 ‘자격시험’이라 부르는 이유다. 말 그대로 자격을 주는 시험이기 때문에 문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되레 많은 전문자격사를 양산해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게 시장경제에 더 어울린다. 그러면 전문자격사의 독점 논란도 사라질 수 있다. 전문자격사 시험, 이제 청년에게 대폭 개방하면 어떨까.의사ㆍ변호사ㆍ공인회계사ㆍ세무사ㆍ변리사ㆍ관세사ㆍ공인중개사ㆍ공인노무사….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문자격사다. 국가가 전문자격사 제도를 운영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꿨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뒤에도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 있던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계열사들이 한경협 회원으로 승계돼 한경연에 가입하게 됐다.[※참고: 한경협 명칭은 정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한 9월 이후 공식 사용한다.]4대 그룹의 전경련 탈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때문이다. 전경련이 청와대 요구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회원사들이 거액 출연금을 내는 데
주식ㆍ채권 등 자산 시장의 동향과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 월가에서 통용하는 용어다. 먼저, 티나(TINA)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옹호하기 위해 꺼낸 ‘더이상의 대안은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 to stocks)’는 발언에서 유래한다. 월가에서는 다른 투자 자산이 매력을 잃고 주식이 각광받는 분위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타라(TARA)는 ‘합리적 대안이 존재한다(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s)’는 뜻이다. 올 초 미국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연일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갖춘 이후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최근엔 전경련이라는 간판도 바꿨다. 하지만 이런 행보를 두고 “해체해야 할 조직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전경련은 바뀔 수 있을까. “일부에서 전경련으로 복귀하기 위한 시그널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데, 절대 사실이 아니다. 이벤트 취지에 공감한 회장님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일 뿐이다. 전경련과 그 어떤 연결도 짓지 말아달라.” 지난 4월 30일 ‘한
2023년 5월 31일은 한국 금융사에 있어 금융소비자 권익이 획기적으로 신장된 날로 기록될 만하다. 고객이 금융회사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지 않고, 스마트폰 터치 몇번으로 좀 더 낮은 금리의 다른 금융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 대환대출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로 명명했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이 운영하는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는 기존 대출 금리 및 갈아탈 수 있는 여러 금융사 대출상품을 한꺼번에 조회한 뒤 유리한 조건의 금융사 앱으로 이동해 새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 “자유는 승자독식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다. 이 말을 ‘경제’로 좁혀서 해석하면, 자유시장경제의 한계인 ‘승자독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거다. 이 말을 실현하려면 어떤 개념적 틀을 준비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사회적경제다. 연대와 포용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는 자유시장경제의 단점을 메워주는 합리적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그럼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간 사회적경제를 집중적으로 육성했을까. 2022년 5월 10일. 4만1000명 참석자의 눈이 한사람의 입으로 쏠렸다.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정치와 정부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치가 선거 때 약속한 것처럼 얽히고설킨 갈등의 매듭을 풀어주길 바란다. 정부 정책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과를 내는 동시에 오늘보다 밝은 미래를 밝히길 기대한다. 출범 1주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평가도 마찬가지다.4월 마지막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간신히 30%에 턱걸이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두배 많은 63.0%였다. 부정평가 사유로는 외교, 경제 · 민생 · 물가, 한일 관계 · 강제동
[핵융합이 뭐기에]갑부 지갑 열게 만든 ‘이것’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크리스 사카 로어케이스캐피탈 창업자….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가 핵융합 분야에 앞다퉈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엔 AI 챗봇 ‘챗GPT’ 개발사로 유명한 오픈AI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샘 알트먼이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5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다.핵융합이란 2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결합해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
#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공정위는 세간의 비판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두 회사의 통합 심사에 뜸을 들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길어지는 심사에 한화는 공식 입장까지 내며 이례적인 반격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가격·정보 차별 및 시장 독점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한화의 주장인데, 이 말은 과연 타당할까요? 언론들은 왜 이구동성으로 이 주장에 무게를 실으면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걸까요? ‘아무도 말하지 않는 한화-대우조선해양 M&A와 방산의 비밀’, 두번째
[특허왕국 아마존]아마존은 왜 ‘미래차’ 노리나미국 5대 IT 기업 중 아마존이 차세대 자동차 기술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메타)ㆍ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른바 ‘GAFAM’이라 불리는 미국 5개사의 지난 20년간 출원ㆍ공개한 특허 수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이 1649건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355건)이었다. MS와 애플ㆍ메타의 특허 출원 수는 1000건에 못 미쳤다.아마존의 특허 수가 유난히 많은 건 2016년 이후 매년 200건
# 2023년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주요 경제기관은 물론 정부까지 1%대 성장을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1960년대 이후 역대 다섯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침체의 강도다. 짧고 얕은 침체에 그칠지, 길고 깊은 침체에 빠질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경기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아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2023년 한국경제의 방향성을 물었다. 2023년 경기 전망 두번째 편이다.주요 경제학자들은 2023년 한국경제를 침체라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한계기업, 소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이른바 3고高 현상. 2022년 한국경제를 괴롭힌 요인들이다. 힘겹게 2022년을 버텨냈지만, 문제는 2023년이다. 고물가와 금리인상의 뒤를 따르는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23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1%대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다.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해 흑자도산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1%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는 어떻게 될까. 더스쿠프가 경제학자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2023년 한국경제의 방향성
# 우리는 횡재세 갑론을박 1편 ‘바람에 떨어진 이익에 과세한다는 것’이란 기사에서 세계 각국에 불고 있는 횡재세 열풍과 우리나라 정부의 사뭇 다른 행보를 짚어봤다. 아울러 횡재세 부과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도 상세하게 들어봤다.# 1편에서 보듯 횡재세 반대 논리는 꽤 그럴듯하다. 그럼 횡재세 논의는 이쯤에서 접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 역시 설득력이 적지 않다. 횡재세를 제대로 논의하려면 ‘찬성 논리’도 따져봐야 한다. 횡재세 두번째 편이다.[※참고: 이 기사는 대학생과 더스쿠프, 온라인 북 제작업체
#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다양한 국가들이 횡재세를 도입했다. 외부 요인이나 독점적 지위를 통해 정상이익의 범위를 넘어선 초과이익을 얻은 기업에 추가로 세금을 매긴 거다. 국내에서도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논의가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영현 군산대(영어영문학) 학생이 ‘횡재세 논쟁과 정유사의 항변, 그 항변의 반박(더스쿠프 통권 514호)’ 기사를 기초로 횡재세를 두편에 걸쳐 곱씹어봤다. 그 첫번째 편이다.[※참고: 이 기사는 대학생과 더스쿠프, 온라인 북 제작업체 북팟이 기사의 가치를 같이 만들
#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은 한결같이 ‘토지임대부’ 주택을 입에 담았다. 토지를 팔지 않고 임대(렌트)하는 방식으로 주택의 분양가격을 낮추겠다는 게 취지였다. 당시 가격 급등을 막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화두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지임대부’ 주택은 여야 후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결책이었다. # 치열했던 대선이 끝난 지 7개월이 흐른 지금, 공언했던 ‘토지임대부’ 주택 관련 정책은 탄력을 받고 있을까. 진영에 관계없이 모든 후보들이 동의한 정책이라면 당장 시행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결론
경제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작은 변수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경제에 영향을 미쳐서다. 같은 변수가 다른 결과를 만드는 일도 숱하다. 현재 상황을 잘못 분석했다가 위기를 자초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주요국이 ‘전례前例’에서 해법을 찾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 현재 상황을 제대로 분석한 결괏값이냐는 거다.경제는 정체돼 있지 않고 항상 움직인다. 위나 아래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돌고 도는 게 경제의 특성이다. 흔히 사용하는 ‘경기景氣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말도 이런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 “기름에 붙는 유류세를 줄여야 한다.” 그동안 기름값이 비싸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유업계에서부터 흘러나온 주장이다. 하지만 유류세율을 대폭 떨어뜨린 지금도 유류세율 인하를 실감하기 어렵다는 이들이 숱하다. 그러자 “고유가 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 문제는 고유가 상황을 십분 고려하더라도 유류세율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유류세율이 ‘7%포인트 추가 인하’된 7월 1일부터 18일까지 특정 지역의 주유소 다섯곳(4대 정유사 폴주유소+알뜰주유소)을 지정해 가격 변동 추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