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이 32년 만에 BI(Brand Identity)를 교체했다. 오랜 역사를 넘어서 새출발을 선언한 셈이다. 때마침 희소식도 날아들었다. 2022년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 ‘김유진호號’가 출범한 이후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친 게 효과를 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한 건 아니다.한샘이 최근 ‘BI(Brand Identity)’를 교체했다. 한샘이 BI를 바꾼 건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다. 삼원색(빨강·노랑·파랑)을 활용한 로고의 콘셉트는 유지하되
흔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외제차를 끌고 다니고, 좋은 옷을 입으려 한다. 영업은 얕보이면 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적당한 수준이라면 괜찮겠지만 과시욕은 결국 문제를 낳기 마련이다. 과도한 지출이 가계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어서다. 4년 전 인테리어 업체를 창업한 박은지(가명‧36)씨도 과시욕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냉정한 창업세계에 뛰어든 사람에겐 힘겨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3고高(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 창업시장이라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창업기업은 64만50
# 무더운 여름날,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폭염에도 제대로 된 노동 환경을 보장받지 못해 늘 생명의 위협에 시달린다. 여름만이 아니다. 겨울 현장에서도 건설 노동자의 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일 때가 빈번하다. # 왜일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법적ㆍ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는데도, 건설현장이 ‘위험한 곳’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까닭은 뭘까. 더스쿠프가 가톨릭대와 함께 기획한 클래스 ‘ESG와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통해 이 질문의 답을 찾아봤다. 視리즈 ‘위험한 산업’ 건설이 변하지 않는 이유 첫번째 편이다. 더스쿠프 취재진은 2
# 한때는 패션의 성지였다.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뷰티와 패션의 영감을 얻는 거리이기도 했다.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간판을 떼어낸 흔적이 너저분하게 남아 있는 공실 상가들이 넘쳐나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게에선 상인의 짙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상권이 죽어가는데도 건물주는 높은 임대료를 고집해 상황을 더 나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2023년 겨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얘기다. # 한때는 주택가였다. 가로수길의 어두운 뒷골목 취급을 받았다.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골목에 자리 잡은 식당과 서점, 편집숍 등이 입소문을 타
# 고깃집 직원이 어떤 머리끈을 사용하는지가 고기의 맛이나 서비스의 퀄리티에 영향을 미칠까. 햄버거 전문점에서 어떤 빗자루를 쓰는지가 브랜드의 통일성을 좌우할까. 우리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가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가맹점에 머리끈이나 빗자루를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가맹본사로부터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필수품목’에 이런 자잘한 것들을 넣었던 거다. 필수품목이 가맹본사의 ‘갑질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그래서 공정위가
#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할 때, 당신은 무엇을 고르겠는가. 단박에 떠오르는 게 있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몇번 고민을 한다.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으면서도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고르는 건 그만큼 쉽지 않는 일이다.# 정지수 랜포랄(34) 대표는 중국 유학시절 외국인 친구들에게 손수 그려 만든 엽서를 선물했다. 한국의 언어인 ‘한글’과 만국의 언어인 ‘꽃’을 결합해 건넨 그 선물에 친구들은 환호했다. 그렇게 한명 두명, 마음을 움직이던 그 한 장의 엽서는 이후 ‘훈민정화(花)’라는 브랜드로 꽃피웠다. # ‘훈민정화’를 들
패션 플랫폼 무신사,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중고거래앱 당근마켓. 이들은 최근 몇년 사이 급성장하며 존재감을 알렸다는 점 외에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플랫폼 내 커뮤니티 공간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그 공간에선 소비자 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댓글을 달고, 쇼핑 후기를 남기는 수준이 아니다. 직접 코디한 착장 사진을 올려 타인에게 의견을 구하거나(무신사), 새롭게 꾸민 집을 소개하며 온라인 집들이를 하기도(오늘의집) 한다. 동네 맛집을 추천하거나 잃어버린 강아지의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찾아달라고 부탁하기도(당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 ‘블루보틀’의 로고는 애플과 비교되곤 합니다. 심심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서죠. 그런데 단순한 브랜드로 승부를 거는 건 화려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단순함을 채울 만한 ‘그 무언가’가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블루보틀의 정체성이 들어 있는 ‘심심한 파란병의 비밀’을 풀어본 이유입니다.바쁜 일상에서 커피 한잔이 가져다주는 위안은 작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나만의 커피전문점을 열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죠. 커피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
화장품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철학 중 하나는 아마도 ‘관계성’일 거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화장품이란 결국 관계를 위해 사용하는 물품이어서다. 흥미롭게도 아모레퍼시픽의 이런 개성은 그들의 창업자가 만든 미술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본사를 방문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지하층부터 2층까지는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상업용 공간을 배치했는데,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그곳에 있다. 주변의 상업적인 공간을 통해서 흘러들어온 발길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다.아모레퍼시픽미술관 측이 아마도 ‘일상 속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 가맹사업법상 프랜차이즈 본사는 예비 가맹점주에게 가맹점의 예상 매출액과 그 산출 근거를 문서로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창업 과정에선 예상 매출액을 구두로만 알려주거나, 예상 매출액이 실제 매출액과 격차가 큰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가맹점주로선 본사가 제공한 것 외엔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본사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과 실제 매출액이 크게 다르더라도 본사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가맹점주는 애시당초 기울어진 테이블에서 창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더스쿠프는 532호 표지이야기에선 편의점 창업 시장
2013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편의점 가맹점주가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점주들을 죽음으로 내몬 근본 원인은 가맹점 간 ‘출혈경쟁’이었다. 이 희생이 편의점 업계가 2018년 근접 출점을 자제하겠다면서 자율규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슬로건은 ‘출점은 신중하게, 폐점은 쉽게’였다. 5년이 흐른 지금은 이 슬로건은 유효할까.우리는 ‘편의점 공화국 현주소’ 첫번째 편에서 편의점 가맹점의 폐업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살펴봤다. 편의점 본사의 출점 전쟁이 가맹점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진 게 핵심 이유였다. 실제로 최근 수
영화는 비행기 추락으로 전신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타버린 알마시(랄프 파인즈)의 회고를 따라간다. 폐허가 된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 간호사 해나(쥘리엣 비노슈)와 단둘이 남은 알마시는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간호사에게 고해성사하듯 자신의 ‘기막힌 사연’을 띄엄띄엄 털어놓는다. 죽음을 앞둔 알마시의 최후진술서다.알마시의 회고는 리비아 사막에서 제프리와 캐서린 부부(콜린 퍼스,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와의 합류로 시작한다. 그날 밤 일행은 사막에서 간단한 술자리를 갖는다. 단합대회 성격인 듯하다.모르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팀을 만들
대한민국 중고책 시장은 침체기에 있다.서울의 미래유산이라는 청계천 헌책방거리는 이미 3년 전부터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해졌고,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에서는 지난 2020년 서점 8곳이 한꺼번에 폐점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광주광역시 계림동의 헌책방거리는 남아있는 서점이 몇 없어 ‘거리’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그나마 남아있는 중고서점들조차도, 알라딘이라는 프랜차이즈 유통망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알라딘 역시 고서적(古書籍)을 유통하는 것이 아닌, 도서정가제를 우회해 거의 새
12월 10일. 도쿄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나와 전차에 몸을 실었다. 여행 계획을 취재 목적으로 바꾸게 되면서, 이미 첫 번째 목적지는 정해둔 상태였다. 바로 일본 근대문학관(日本近代文学館)이었다.언젠가 현지 친구에게 일본 근대 문학관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그곳은 일본인들에게도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상당히 마니악한 곳인데...” 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 있었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올랐을지도 모른다.일본근대문학관에서 가까운 고마바토다이마에(駒場東大前)역에서 내리자마자, 문학관의 위치를 알려주
배달음식 먹는 게 소소한 일 같지만, 월 지출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배달음식만 줄여도 월 30만원을 족히 줄일 수 있다. 여기 한 자영업자의 사례도 그렇다. 사업이 잘되지 않아 대출을 받을까 걱정하면서도 주말이고 평일이고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있었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가계부를 점검했다.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는 ‘부동산’이다. 세를 놓거나 오를 때까지 묵혔다가 차익을 실현하는 등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박상중(가명·55)·이나희(가명·54) 부부도
‘차려 먹긴 귀찮고, 나가긴 더 귀찮고…. 어느새 손가락은 배달앱을 스크롤하고 있다.’ ‘안읽씹(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거나 수십개 쌓인 단톡방 메시지에 지친 적이 있다.’ ‘틈만 나면 인스타그램을 열고 좋아요가 얼마나 늘었나 확인한다.’ ‘집에 있는 물건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 되판 경험이 있다.’ ‘만성적 불안을 이유로 종종 사주 유튜브를 찾아본다.’ 많은 이가 공감할 ‘요즘 청년들의 모습’ 중 일부다. 칼럼니스트 도우리는 그의 저서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에서 이런 삶을 ‘중독’이라고 표현
세상에 새로운 건 없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건 한끗 차이다. 아이디어 생활용품을 만드는 박성우(36) ㈜레포레스트 대표는 기존 제품에 생각 하나를 더하는 게 습관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작은 차이로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더 감각적인 제품이 탄생해서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마다 제품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블루투스 마이크, 비닐접착기, 진공압축기 등 ㈜레포레스트의 제품 카테고리가 다양합니다. 그중 창업으로 이끈 아이템은 무엇인가요.“그중에 없습니다. 2017년 창업했을 때 처음 연구했던 건 생분해성 비
만사가 맘에 안 드는 듯 언짢아 보이는 한 여성이 뉴욕 거리를 걷는다. “타임스퀘어 시멘트 바닥을 다시 까는 데 4000만 달러가 든다니!” “지하철역 예술작품 설치 공사가 5개월이나 걸린다고? 예술품들이 지하철 타는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준다 생각하는 건가?” “이 도시에서 스마트폰 안 보며 앞을 보고 걷는 이는 나 하나뿐이야.”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다큐 시리즈 ‘도시인처럼’에서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프랜 리보위츠는 뉴욕이란 대도시의 일상과 문화를 향해 끊임없이 불만을 드러낸다. 프랜과의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앞면(성공)이 나올지 뒷면(실패)이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실패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졌느냐’일지 모른다. 흙수저 2부작의 기록,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결코 실패가 아니라고 말하는 조상현(47) 아이커머 대표의 ‘독특한 실패학’을 들어봤다.도저히 풀기 힘든 숙제 앞에서 필요한 건 어쩌면 전략도, 돈도 아닐지 모른다. 낡고 뻔한 관념이긴 하지만, 차라리 그럴 땐 열정과 끈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숱하다. 미국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Ang ela
열정 가득한 청년들을 불러 모았다. 거리를 배꽃으로 수놓았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한껏 차려놨다. 그러자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청년들도 신이 났다. 하지만 이내 흥미를 잃은 사람들이 조금씩 발길을 끊고 키다리 아저씨 같던 지원금마저 끊기자 청년들도 떠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끝난 이화여대 앞 골목 청년몰 이화52번가의 자화상이다. “‘스몰 비즈니스를 위한 빅 프로젝트, 워크 투게더.’ 청년창업가 육성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의 특성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