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땅에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건 돈이다.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이 돈을 끌어오는 방식은 대출이었다. 허허벌판에 만들어질 건물의 청사진만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끌어다 쓴 대출 잔액은 2020년 92조5000억원에 달했고 2021년에는 100조원을 훌쩍 넘어 11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에는 134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표➊).문제는 대출을 갚을 길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2022년 주택 미분양의 급증과 분양 시장의 냉각은 PF 대출
일본은행이 19일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끝냈다. 일본이 사실상 디플레이션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임금 상승에 초점을 맞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소득 주도 성장정책’이 주효했다. 하지만 초완화 시대의 유산으로 남은 500조원대 상장지수펀드(ETF)의 처리가 남아있다. 일본의 디플레 탈출 경로와 남은 과제들을 살펴봤다.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했다.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2016년 도입해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상하한을 유지했던 수익률곡선관리(Yield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4일 개장과 함께 4만을 넘어서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는 2월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비중이 70%에 육박했다. 중국을 떠난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기업지배구조 개편에 있다. 일본 증시가 4일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일본은 지난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 일본 내에서는 정부가 곧 디플레이션 탈출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월 22일 중의원 예산위에 참석해 “일본은 디플레가
“한국 경제를 괴롭힐 약한 고리”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부동산 PF대출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다. PF대출 문제가 도마에 오른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우려는 더 커졌다. 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PF대출 연체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흔들 만큼 파괴력을 가진 PF대출은 정녕 ‘해체하지 못할’ 폭탄일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2023년 내내 한국경제를 위협한 폭탄의 뇌관이었다. 부동산 PF대출 뇌관에 불이 붙은 건 2022년이었다. 2022년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 대형 건설회사의 채무불이행 여파로 그림자금융의 대표격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이 파산했다. 이번 파산이 중국 정부의 옥석 가리기일지 아니면 중국 금융 부실화의 신호탄일지 자세히 살펴봤다. 특히 중국 부동산 금융 문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성이 높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이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의 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중즈그룹 부채는 4600억 위안(약 84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전체 자산은 2000억 위안 수준이다. 청산 후 회수할 수 있는 금
내년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은 규제 완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모든 규제 완화가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다. 우리가 규제 완화를 꾀할 때 주의해야 할 것들을 아일랜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착을 통해 살펴봤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교육·연금·노동개혁은)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끝까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지명 직후인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역동 경제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를 한마디로 표현한
식각蝕刻. 둥근 웨이퍼를 반도체 크기에 맞춰 깎아내는 과정을 말한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식각 자체가 기술력이다. 여기 반도체 식각 공정에 웨이퍼를 고정해주는 링 형태의 부품 ‘실리콘카본(SIC) 포커스링’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 케이엔제이인데,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숨은 강점은 무엇일까.요즘 국내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불확실성 그 자체다. 코스피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9월 12포인트대였지만, 10월부터 급격히 오르
# 돈이 모이는 곳엔 으레 사기꾼이 꼬인다. 많은 이들이 대박과 일확천금을 쫓는 주식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사기는 ‘비상장주식’을 악용하는 거다. 전문가들은 “주식 리딩방에서 시작한 투자사기와 사이버피싱이 최근 들어 비상장주식 사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비상장주식 사기는 얼마나 무서운 ‘덫’일까. 더스쿠프와 영상 플랫폼 Video B가 비상장주식 사기의 민낯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인트로 1편과 2편 ‘사기꾼이 놓은 덫’을 동시에 공개한다. 내레이션: 공모주 청약에 큰 돈이 몰리는 만큼 사기꾼들도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상장 가능성이 없는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팔아치우기 위해 상장 제도의 빈틈을 파고든다. 코스닥시장의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악용하는 건 기본, 심지어 상장 요건마저 사기의 도구로 악용한다.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이 악용하는 기업공개(IPO) 제도를 살펴봤다. 금융사건해결사-비상장주식 사기 여섯번째 편이다.우리는 금융사건해결사-비상장주식 사기 다섯번째 편에서 IPO 시장을 농락하는 꾼들이 기술특례 제도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점을 살펴봤다. 하지만 이보다 무서운 꾼들의 수법은 차고넘친다. 대표적인 것이 ‘소액주주 비중’ ‘통
# 주식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기업공개(IPO) 시장은 항상 투자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그러다 보니 큰돈이 모여들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를 노린 비상장주식 사기꾼도 많다. 이들의 목적은 하나다. 상장 가능성이 없는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팔아치우는 거다. # 이를 위해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현란한 말솜씨는 기본. 수익률 그래프를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유령법인을 만들고, 광고성 기사를 통해 직접 팔아치울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뻥튀기한다. # 이뿐만이 아니다.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여기
지난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30% 이상 쪼그라들었다. 반면 이자 비용은 30% 이상 늘어났다. 그런데도 기업의 대출은 증가하고,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올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더 악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으로 이익을 높이려는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탐욕 인플레)’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이익 급감의 시대=지난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이자 비용이 늘면서 급감했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국내 상장사 1612개의 지난해 말 재무 상황을 분석한
레버리지(Leverage)는 우리말로 ‘지렛대’를 일컫는다. 경제학에서 레버리지 투자란 기업이나 개인이 차입금ㆍ대출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자본을 불리는 투자 기법을 가리킨다. 간단히 말해 ‘빚을 끌어다’ 자산을 매입해 수익을 확보하는 투자 방식인 거다.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1000원을 투자해 집 한 채를 샀다. 그중 100원은 ‘내 돈’이고 나머지 900원은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다. 그런데 얼마 뒤 집값이 20% 뛰어 1200원이 됐다. 우리가 1200원에 집을 팔고 은행 대출금(900원)을 갚으면 남는 돈은 3
☞BIS 비율(BIS Ratio) = 국제결제은행(BISㆍ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에서 산정하는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의 상환 가능성을 평가한 뒤 미상환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고객이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은행에는 부실채권이 쌓인다. 개별 은행의 손실을 넘어 국가경제 전반의 신용경색과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각 은행이 BIS에서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하
☞뱅크데믹(Bankdemic) = 은행(Bank)과 팬데믹(Pandemicㆍ전염병 유행)의 합성어. 지난 3월 9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이후 금융회사의 ‘줄도산’ 공포감이 마치 코로나19 팬데믹처럼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현상을 빗댄 신조어다. 실제로 SVB가 붕괴한 후 퍼스트 리퍼블릭은행 등 다른 미국 금융회사는 물론, 세계 20위권에 드는 대형 은행인 스위스 소재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문제는 CS가 촉발한 금융회사를 향한 불신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
#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5년 만에 다시 미국 은행들이 연쇄 파산하고 있다.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실버게이트은행 지주회사인 실버게이트캐피탈이 청산을 결정했다. 10일엔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12일(현지시간)에는 뉴욕주에 위치한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3일 영업을 앞둔 퍼스트리퍼블릭뱅크에 JP모건과 함께 7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은행 연쇄부도의 여파와 투자자가 생각해 볼 점을 두 편으로 나눠 공개한다.
고금리로 고객들이 고통을 받는 판에 손쉬운 이자 장사로 수익을 올리고 성과급 잔치를 벌인 은행들이 개혁 수술대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과점 폐해를 줄이는 경쟁 시스템을 강화하라고 지시하자 금융당국이 상반기 중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내는 것은 경영을 잘해서가 아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편승해 예금금리는 조금 올리고 대출금리는 많이 올리는 식으로 예금·대출 마진을 확대해 이자 수입을 거둔 덕분이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해 14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국내 3대 배터리 제조사 중 하나인 SK온이 업계를 달구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좌초할 위기에 처하면서다.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SK온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더스쿠프가 SK온을 둘러싸고 뜨겁게 달아오른 포드 합작공장 철회설에 펜을 집어넣었다. 지난해 3월 SK온은 미국의 완성차기업 포드, 튀르키예의 코치그룹과 3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1개월 만인 올 1월 합작공장 철수설이 불거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 철회설
☞ 디레버리징(Deleveraging) =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를 통해 부채를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레버리지(Leverage)는 자기자본 대비 차입 비율을 뜻한다. 기업과 가계는 경기가 좋을 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나 자산에 투자해서 자본을 불리는 경향이 높다. 반면, 경기가 침체할 때는 자산가치가 폭락해 투자수익률이 낮아지고 금리는 높아지기 때문에 부채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징이 필요하다. 2023년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에서도 불필요한 자산ㆍ대출을 줄이는 디레버리징이 필요하다는
가스에 전기까지… 10월 공과금 대란오는 10월 도시가스 요금이 또 한번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와 함께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 수위를 논하고 있어서다. 지난 5월 도시가스 요금을 메가줄(가스사용열량단위ㆍMJ)당 0원에서 1.23원, 7월 1.23원에서 1.90원으로 끌어올린 후 세번째 인상 논의다. 급작스러운 논의는 아니다. 이전 정부가 올해 3차례 도시가스의 정산단가를 올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2.30원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세번째 인상’을 논의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 사기를 아는가. IPO가 머지않았다는 말로 비상장 주식을 비싸게 파는 수법의 사기다. 최근 ‘베노디글로벌 사기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목할 점은 비상장 주식 사기를 치려면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 작업은 대부분 ‘전화’를 통해 진행하는데, 사기꾼들은 어떤 멘트로 투자자를 현혹할까. 더스쿠프가 ‘비상장 주식 사기’에 사용하는 스크립트(대본)를 단독 입수했다. [※참고: 이 스크립트를 SNS에서 사용하면 ‘리딩방’의 내용과 거의 똑같다. 비상장 주식 사기는 리딩방에서 파생된 수법이기도 하다.]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