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지난해 12월. 건설업의 밑단이 흔들리자 건설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끌어안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벌써 하도급 업체들이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는 건설노동자의 임금체불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 문제는 건설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도 공사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17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건설 현장에는 노동자들이 오지 않았다. 11일까지 받기로 했던 임금이 결국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11월 임금이었다.
2020년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했지만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는 줄지 않았다. 여전히 산업재해의 절반 이상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다. 누군가는 ‘건설업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방증이지 않을까’라고 반문한다. 과연 그럴까. 건설업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해외는 어떨까. 더스쿠프 대학생 기사취조단 「위험한 산업: 건설이 변하지 않는 이유」 2편을 열어보자.우리는 대학생 기사취조단 「위험한 산업: 건설이 변하지 않는 이유」 1편(더스쿠프 578호 원청-하도급 노동자 잡는 불편한 고리)에서 국내 건설업의 재해 현황을 살펴봤다. 산업 현
#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이 대화는 녹음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요즘 기업 고객센터나 공공기관에 전화하면 으레 이런 멘트가 날아온다. 그런데 해당 기업과 기관은 녹음파일을 별문제 없이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을까. #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한 온라인 보험서비스 기업이 보험상담 녹음파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2014년과 2015년 대형 생보사에서 녹음파일이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는데도 여전히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거다. # ‘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숱한 기업과 기관이 녹음 행위를 강화하고 있다.
[폭스콘 인공위성 발사]이래도 애플 하청업체라고?대만의 IT기업 폭스콘이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자체 제작한 저지구궤도 위성 시제품을 스페이스X 발사체에 탑재해 쏘아올렸다. 폭스콘이 대만중앙대와 공동 개발한 이 위성은 배낭 정도 크기에 무게는 9㎏이다. 카메라와 통신장비를 탑재했고, 520㎞ 고도에서 지구 궤도를 96분마다 돌도록 설계했다.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로 유명하다. 특히 애플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은 대부분 폭스콘의 정저우
# 롤투롤(Roll To Roll) 공정을 알고 있는가.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린 강판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롤투롤 공정은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 쓰인다. 우리가 입는 옷의 원단,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꼭 먹는 라면의 봉지, 하루종일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 붙이는 보호필름을 만들 때도 롤투롤 공정을 거쳐야 한다. # 단순히 제품을 말아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롤투롤 공정에는 다양한 기계설비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제품을 말아주는 힘(장력·張力)을 컨트롤하는 ‘장력 제어 인버터 시스템’은 가장
코로나19로 통신업계는 울고 웃었다. 이통3사는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통신장비업체들은 줄어든 설비 투자 탓에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곧이어 인플레이션이란 악재를 맞닥뜨렸다. 이같은 상황은 통신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근무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국내 이동통신산업은 팬데믹 기간 수혜를 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산업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여기에 새로운 이동통신 인프라인 5G에 가입자가 쏠리면서 통신 산업의 성장속도는 한층 더 빨라졌다.그 덕분인지 S
# 6월 들어 한국 정부는 우리의 시스템이 국제적인 기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는 통보를 연이어 받았다. 정부는 20일 미국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소송에서 패소했고, 22일에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해야 할까. 지난 5월 예일대 켈리 슈 교수가 발표한 녹색 투자에 관한 논문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역설을 잘 보여준다. ■ RE100 가입 러시=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의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일 LG전자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 ‘수리’는 금기어에 가깝다. 기존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특성 탓에 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정비소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서다. 혹자는 “전기차를 타기로 결정했으면 응당 감수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가 전기차로 옮겨간 이상 이 문제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일이다.# 직장인 김정민(36)씨는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두시간 거리를 5년 전 구입한 전기차로 출근한다. 그런 전기차에 이상이 생기면서 정민씨는 때아닌 골머리를 앓았다. 집 근처 카센터는 물론 동네 이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는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적자를 털어내야 하고, 그걸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해내야 한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사실상 마지막 주자 11번가는 IPO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SK스퀘어의 자회사인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가 새로운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11번가는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OOAh luxe)’를 선보였다. 에르메스, 샤넬 등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컨템포러리 브
[트위터 수난시대]임차료도 못 낸 거부의 회사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체제에 돌입한 트위터가 끝모를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이번엔 부동산 임차료 등을 체납해 소송을 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트위터가 1400만 달러(약 181억원) 규모의 대금을 미납해 임대업자‧판매업자‧컨설턴트 등으로부터 9건의 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이중 3건은 사무실 임차료 미납 관련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의 건물주는 “트위터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임차료 680만 달러(약 88억원
#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줄 알았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은 이제 시대적 사명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의 생존전략으로 ESG 경영을 선택하면서다. 이 말은 앞으로 세계 경제 곳곳에 ESG 경영이 깊숙이 침투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 유럽에선 이미 ESG 경영을 법제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유럽연합(EU)은 기업이 그들의 공급망에서 ESG 경영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의무적으로 실사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제 기업은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요인은 없는지, 인권을 침해하는
# KT의 탈통신 전략은 성공했다. 통신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팔색조처럼 변신한 모습에 시장은 호평을 쏟아냈다. 그 중심엔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ㆍ디지코)’ KT를 선언한 구현모 대표가 있었다. 임기 종료를 앞둔 구 대표의 연임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 그런데 변수가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후보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구 대표의 발목을 잡아챘다.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CEO’라면서 힘을 보탰다. 당장 ‘관치론’과 역풍이 함께 불어닥쳤다. 좋은 성과를 거둔 CEO에게 다시 기회를 주겠다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일명 파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카허 카젬(53) 전 한국GM 사장이 1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재판부는 지난 9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처럼 판결했다.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GM 전ㆍ현직 공장장 등 임원 4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협력업체 대표 13명에게는 벌금 200만~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또한 한국GM에는 벌금 3000만원을 부과했다. 카젬 전 사장 등 한국GM 전ㆍ현직 임원 5명은 2017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천 부평
# 물가와 경기 돈이 차고 넘치면 물가가 오른다. 물가를 정상화하려면 시장에 풀린 돈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 간단한 논리를 경기景氣에 빗대보자. 시장에 활력이 감돌 땐 유동성(돈)이 넘쳐 물가가 오른다. 물가가 지나치게 치솟으면 유동성을 다시 끌어들여야 한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럴 때 ‘금리 인상’이란 칼을 빼든다. 지금이 바로 그런 국면이다. # 두 토끼와 허구 사실 두 논리는 ‘양립 불가’다. 한쪽(물가)을 정상화하면 다른 한쪽(경기)은 위축된다. 경기 활성화와 물가안정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말은 그래서 ‘허구’다. 강경훈
애플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생산망 재편을 고려하고 있다.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 의존해왔는데, 앞으론 인도·베트남의 생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거다. 애플이 생산망 관리에 나선 건 중국 허난성河南省 정저우 공장이 아이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협력업체 폭스콘이 운영하는 이 공장은 직원 수만 30만명에 이른다. 아이폰 프로 시리즈 대부분이 정저우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난 10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시
모든 산업시설은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하다못해 삼겹살집에서 고기만 구워도 냄새와 기름때가 나온다. 그렇다고 거기에 천편일률적인 오염처리 설비를 적용할 순 없다. 현장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해줘야 한다. 탄탄한 협력체계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김경진(51) ㈜엔비인사이트가 말하는 ‘최적의 솔루션’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교원 창업으로 ㈜엔비인사이트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삼성물산 수자원본부, 글로벌 환경 전문기업 수에즈(SUEZ WTS) 등에서 20년 이상 일해왔습니다. 그러다 2019년부터 성균관대 건설
대우조선해양을 위기로 몰았던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은 끝났다. 하지만 이번 파업을 계기로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들이 더 늘어났다. 대규모 공적자금을 받고도 20년 넘게 정상화하지 못한 기업이 시끌벅적한 ‘불법파업’ 논란에 휘말린 데다, 일감이 있어도 일할 사람은 적다는 점이 사실상 입증됐기 때문이다. 그럼 대우조선해양은 어떤 상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객관적 숫자로 대우조선해양을 분석해봤다.9조9000억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015년부터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에 쏟아부은 돈의 규모다. 이는 순수 지원과 대
# 지난 7월 22일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51일에 걸친 파업이 끝났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와 고된 협의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다. # 그로부터 한달이 흐른 지금, 대우조선해양은 제자리를 찾았을까. 그렇지 않다. 회사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파업의 불씨로 작용한 근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파업이 남긴 숙제도 숱해서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경영진과 산업은행 수뇌부가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더스쿠프(The SCOOP)가 숙련공 임금문제, 손해배상소송,
주식 리딩방과 같은 사이버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더디기 만한 수사와 빈약하고 불합리한 규정 탓에 고통을 겪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 문제는 그사이 사기꾼들은 버젓이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점이다. 법과 규제가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수익을 미끼로 유혹한 후 투자자의 돈을 갈취하는 ‘주식 리딩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피해는 리딩방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주식 리딩방을 활용한 레버리지 사기, 최근 유행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 사기 등 다양한 꼼수가 리
# 첫번째 인수자는 대우그룹이었다. 외환위기가 아니었다면 쌍용차는 지금 현대차그룹과 자웅을 겨루고 있을지 모른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인지 쌍용차의 M&A는 이후 ‘잔혹사’에 가까웠다. 두번째 인수자인 중국 상하이차는 염불(투자)보단 잿밥(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세번째 인수자인 인도 마힌드라 역시 ‘티볼리’라는 흥행작을 내놓긴 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진 못했다. # 최근 쌍용차는 네번째 주인을 맞았다. M&A로 성장 페달을 밟아온 KG그룹이다. 하지만 KG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는 숱하다. 채권단 반발 등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