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나도는 ‘증설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어떤 제품이 인기를 끌어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되레 인기가 싸늘하게 식는다는 거다. 대표적인 사례가 감자칩 ‘허니버터칩(해태제과)’과 맥주 ‘클라우드(롯데칠성음료)’다. 모두 초기 인기에 취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가 수익성 악화란 부메랑을 맞았다.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스피디한 의사결정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의사결정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싸이월드가 다시 문을 닫은 지 3개월이 흘렀다.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는 “더 나은 서비스와 콘텐츠로 찾아뵐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세울 만한 게 없어 보인다. 핵심 서비스였던 메타버스 서비스는 이용자가 저조해 문을 닫았고, 암호화폐 등 연계 서비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별점을 꾀하지 못한 싸이월드의 ‘섣부른 오픈’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스쿠프가 視리즈 섣부름의 실패학 1편에서 ‘또 문 닫은 싸이월드’의 미래를 진단했다. ‘SNS의 원조’라 불리는 싸이월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가 싶었던 이 플랫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기업공개(IPO)를 선언했다. 상장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검증받겠다는 거다. 이를 두고 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가상화폐 시장의 상황은 나쁘지 않지만 빗썸 내부 문제를 해소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빗썸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두개가 아니다. 바깥 상황을 따지기 전에 이미 안에서 바가지가 새고 있다는 거다. 빗썸의 코스닥 시장 상장 준비 소식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빗썸은 지난 13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에 필요한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3년
배당 매력이 한껏 부각되는 연말이다. 뒤숭숭한 장세 속에서 배당주 투자는 수익률 방어에 상당히 효과적이어서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전통의 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를 내던지고 있다. 5G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탓에 고배당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SK텔레콤 5.80%, KT 1.53%, LG유플러스 2.67%…. 11월 통신주가 기록한 등락률(23일 종가 기준)이다. 상승세이긴 한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왠지 아쉽다. 같은 기간 10.40% 상승한 코스피와 견줘 보면 이동통신 3사 모두 수익률이 낮았다.
# 도시재생과 함께 산업적 유산을 보존하자는 이야기는 수없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산업적 유산 중 하나인 산업무형자산은 갈 곳이 없다. 제조업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문래동 작은 공장이 한껏 치솟은 임대료와 개발바람에 휘청이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 물론 개발론자들은 문래동 작은 공장을 도심 외곽으로 밀어내면 ‘4차 산업거점’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게 작은 공장을 보존하는 가치보다 크다는 분석도 함께 내놓는다. # 하지만 ‘4차 산업’은 작은 공장 없이 돌아갈 수 없다. 문래동 작은 공장을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
한화오션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일부 투자자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한화오션의 수주 실적이 경쟁사에 비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한쪽에선 한화오션이 특수선 부문에 집중하느라 상선 시장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과연 투자자들의 기우일 뿐인 걸까.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새롭게 출범한 한화오션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 한화오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3% 증가한 1조9168억원, 영업이익은 7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론 2020년
bhc가 시작을 함께해온 박현종 회장을 전격 해임했다. 경영쇄신을 위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박현종 방식으로 성장해온 bhc가 어떤 쇄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bhc의 대주주는 몸값을 키워야 하는 사모펀드(MBK파트너스)다. 박현종 지우기에 나선 bhc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발판으로 성장해온 그의 경영방식마저 지울 수 있을까. 외식 프랜차이즈 bhc가 박현종 회장과 임금옥 대표를 동시에 해임했다. bhc를 치킨업계 1위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나 다름없는 두 사람을 bhc는 왜 해임했을까. bhc의 지주사인 글
도쿄 오타구는 준공업지역이다. 영등포구 문래동과 마찬가지다. 1980년대 오타구도 마을공장을 바닷가로 이전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몇몇 마을공장은 그 자리에 남았다. 정책에 반기를 들었지만 오타구 마을공장은 그곳 사람들과 공존하면서 ‘아름다운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더스쿠프 ‘아무도 말하지 않는 작은 공장’ 오타구 르포 두번째 편이다. 일본 도쿄의 하네다 공항에서 10분이면 도쿄 오타구大田에 있는 게이큐본선 가마타역 앞에 닿는다. 이 역 앞에 있는 오타산업프라자(Ota City Industrial·PiO)는
11월 들어 각각 17만원선, 7만원선으로 주저앉은 현대차·기아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 3분기까지 탄탄한 실적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지금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은 뜻밖이다. 눈여겨볼 점은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자동차 주식이 국내 증시에서만 부진을 겪는 게 아니란 사실이다.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통계로 분석한 자동차 주식 마지막 편이다. 우리는 ‘통계로 분석한 자동차 주식’ 2편에서 국내외 증시에서 자동차 관련주가 저평가받는 이유를 살펴봤다. 영국의 신용평가사 와이스레이팅스(Weiss Rat
#지난 10월 23일 기준 국내 자동차 주식(71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총 3384억원이다(한국예탁결제원 포털 세이브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보통주(838개 종목) 전체 거래대금(9조1548억원)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소재주(28.2%), IT하드웨어 관련주(7.5%), 에너지주(5.3%)에 비하면 비중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자동차 주식이 각광받는 투자처는 아니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증시에서 자동차 주식은 저평가를 받는 측면이 크다.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주식도 예외는 아니다. 그 이
오랫동안 지식재산권(IP) 고갈에 시달린 크래프톤이 모처럼 작품성 있는 새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원작 게임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은 멈출 생각이 없다. 조만간 열리는 게임 전시회에선 해당 게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이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단 건데, 크래프톤의 속내는 무엇일까.게임사 크래프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크래프톤이 인디 게임 제작사 ‘아이언메이스’와 손을 잡으면서다. 현재 아이언메이스는 자사 게임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미출시 게임 ‘P3(가칭)
“경기도민의 편의를 향상하겠다”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여당이 내세운 명분은 이렇습니다. 실제로 편입 효과가 이렇게 크다면 난관을 어떻게든 뚫고서라도 밀어붙일 만한데, 문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의 시선은 꽤 회의적입니다. 무엇보다 국토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보면 편입론은 ‘빵점짜리 정책’입니다.요즘 세간의 화제는 ‘김포시: 서울 편입’ 여부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한 게 기폭제가 됐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악화한 수도권 민심을 의식
쿠팡의 기세가 매섭다. 쿠팡은 올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5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도 성공했다. 이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쿠팡이 국내 유통시장을 집어삼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 그렇다면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반反쿠팡 연대’의 현주소는 어떨까. 올해 하반기가 국내 유통업계의 변곡점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분기 이마트의 매출액을 넘어선 쿠팡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쿠팡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61억8355만
#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밀어붙이고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론’이 화제입니다. 경기도 내 도시를 아우르는 ‘메가시티 서울’의 첫 단추를 김포에서 끼우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편입론은 ‘왜 하필 지금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내년에 치러지는 ‘총선용 전략’이 아니냐는 겁니다. 오죽했으면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장까지 나서 ‘정치쇼’ ‘표票퓰리즘’이라고 일갈할 정도입니다. # 문제는 행정구역을 바꾸는 중대한 일을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때문인지 편입론의 당사자인 김포시민 중 대부분은 서울에 편
삼성전자가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이 3분기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수익률을 개선했다는 건데, 삼성전자 갤럭시가 4분기에도 실속 있는 장사를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조4047억원, 2조433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7.6% 줄었다. 언뜻 형편없는 성적표 같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3% 증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었다. 실적 부진을 상쇄할 만한 대형 합병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K-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를 인수·합병(M&A)하겠다고 선언한 아모레퍼시픽의 이야기다. 이 회사는 과연 M&A 효과를 장기적으로 누릴 수 있을까.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0월 31일 두가지 뉴스를 발표했다. 하나는 ‘부진한 3분기 실적’이었고, 다른 하나는 ‘K-뷰티 브랜드 인수·합병(M&A)’ 소식이었다. 서로 다른 뉴스를 접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론에 맞춰졌다.중국 리오프닝 소식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제조업의 쇠퇴를 절감하고 부흥책을 실시한 나라다. 그 핵심지역 중 한곳은 도쿄 오타구다. 한때 9000개를 넘나들던 마을공장(町工木場ㆍ마치코바)이 지금은 4000여개로 줄어들긴 했지만, 오타구는 그 속도를 늦추기 위해 마을공장의 ‘매출처 발굴’ ‘기술 성장’을 지원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은 공장을 도심에서 밀어내기 바쁜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은 뭘까. 2023년 말, ‘작은 공장’이 모여 있는 서울 문래동 기계금속집적지는 새로운 분기점을 만난다. ‘만약 이전한다면 그곳이 어디인지’후보지의
매년 다양한 지역축제가 열린다. 올해 개최했거나 개최 예정인 지역축제만 해도 1129개에 달한다. 지난해 944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역축제는 소득증대, 고용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정체성 없는 축제가 우후죽순 생겨나 지방재정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숱하다. ■ 넘쳐나는 지역축제 =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지역축제가 해마다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열린 문화관광축제 21개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보면 지역축제 방문객은 282만1684
“딱 봐도 예산에 맞춰 구색만 갖춰놓은 것 같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평소 잘 접하지 못하는 로컬상품을 만날 수 있다.” 동네축제를 다녀온 후기다. 어떤 축제는 형식만 갖춰놓은 탓에 외면받고, 또 어떤 축제는 로컬브랜드 발굴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동네축제의 두 얼굴이다. 더스쿠프가 서울 중랑구에서 열린 동네축제 두곳을 가봤다. 이곳은 어땠을까. 서울 중랑구 면목동 겸재교에서 중랑교 방향으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노란 컨테이너를 만난다. 2017년 7월 개관한 ‘겸재작은도서관’이다. 2층으로 구성된
CJ CGV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호실적을 냈다. 올해는 지긋지긋한 연간 적자 신세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CJ CGV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팬데믹도 극복했다. 그런데도 박스권에 갇힌 주가는 도무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회사 주가가 영화 티켓값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건 굴욕에 가깝다. CJ CGV 주가는 다시 날 수 있을까. CJ CGV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적으로 매출 4076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7억원) 대비 무려 296.1% 증가했다. 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