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많은 이들이 ‘창조성’도 이젠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AI의 글이든 그림이든 결과적으론 인간의 작품을 학습한 결과물이다. 일종의 모방행위라는 건데, AI가 모방을 넘어 ‘창조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더스쿠프의 새 연재물 ‘공병훈의 맥락’ 1편에서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가는 기점을 뜻하는 ‘싱귤래리티’를 논해봤다.강렬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색채, 거친 붓의 터치, 뚜렷하면서도 애매하기도 한 인상적 윤곽의 그림을 통해 위대한 창조성의 화가로
시각예술계는 ‘가치의 압축’이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영화·음악·연극과 달리 단 1쪽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시각예술은 영화·연극이나 문학 같은 텍스트 기반의 예술과 큰 차이를 보인다. 다른 예술은 해당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시각예술은 그렇지 않다. 단 한번에 가치를 얻을 수 있다.이렇게 한번에 가치를 드러내는 건 또 있다. 다름 아닌 화폐나 주식이다. 최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와 같은 암호화폐가 나타나고,
[샌프란 엑소더스] IT 천국서 스벅도 짐 쌌다글로벌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장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2일(현지시간)을 끝으로 샌프란시스코 도심 매장 7곳을 폐점한다.스타벅스 측은 폐점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제시카 보턴 스타벅스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 부사장은 “이번 조치가 연례 매장 운영 평가에 따른 것”이라면서 “매장 폐쇄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땐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고 전했다.샌프란시스코를 떠나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화사하고 귀여운 캐릭터 ‘꽃(Flower)’을 아는가. 예쁘고 귀여워서 좋아하는 이들이 제법 많을 거다. 필자 역시 노트북 바탕화면에 그의 캐릭터를 설정해 놓은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슈퍼마리오 캐릭터와 묘하게 겹치는 것 같아 더 큰 호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렇게 몇년 후, 대학원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을 배울 때 우연히 무라카미 다카시의 꽃을 다시 접했다. 그때 필자는 사실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화사한 캐릭터인 꽃이 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을 상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그
미술품·부동산·채권 등 어떤 자산이든 쪼개서 팔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STOㆍ이하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감에 관련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토큰증권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토큰증권 관련주의 뜨거운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토큰증권 관련주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폈다. # 지난해 조각투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11월 29일 조각투자에 증권성性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당
#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 해성티피씨, 맥스트…. 2021년 기업공개(IPO) 투자 열풍에 올라타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종목들이다. 투자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IPO 시장에 뛰어들었던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 하지만 2022년 IPO 시장의 온도는 지난해와는 180도 달랐다. 증시 침체, 기준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IPO에 나선 기업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어렵게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더스쿠프가 2022년 IPO 시장의 성적표를 분석했다. 그 첫번째 편이다. 상장대박, 따상, 따
루이비통이 처음으로 한국 미술계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K-문화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순진한 생각일지 모릅니다. 올해 유난히 뜨거웠던 한국 명품시장과 미술시장의 수혜를 입겠다는 루이비통 특유의 전략이 깔려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한국 미술이 명품을 만났다.” 지난 10월 20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한국 단색화의 거장’인 박서보 화백과 함께 디자인한 가방 ‘아티카퓌신’을 선보였습니다. 루이비통이 국내 작가와 협업해 제품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이 소식에 국
금융당국이 한우‧미술품을 쪼개 파는 ‘조각투자’에 증권성性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1월 29일 한우(1개)와 미술품(4개) 업체의 조각투자가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는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각투자를 통해 소유권을 나누더라도 투자자의 수익에 사업자의 전문성이나 활동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엔 증권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증선위는 한우 조각투자 업체들이 송아지의 공유지분과 함께 사육ㆍ매각ㆍ손익배분을 수행하는 서비스 계약을 결합해 판매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투자
최근 수년간 MZ세대 사이에서 ‘조각투자’ 붐이 일었다. 단돈 1000원, 1만원으로 고가의 미술품이나 음악 저작권을 소유할 수 있으니 혹할 만한 투자처였다. 조각투자 거래 플랫폼들이 내놓은 수익률도 화려했다. 시중금리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두자릿수 수익률이 태반이었다. 그런데도 조각투자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왜일까. 더스쿠프가 조각투자 플랫폼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다양한 디지털 투자자산 중 투자자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리는 분야는 조각투자다.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유명 작가의 미술품을 커피 한
# 이색적인 대체투자쯤으로 여겨지던 ‘디지털 투자자산’이 시장에서 하나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음원, 미술품, 명품 등에 투자하는 조각투자, 원자재ㆍ기계장비를 비롯한 실물자산을 토큰화한 STO(증권형토큰공개ㆍSecurity Token Offering), NFT(대체불가능한 토큰ㆍNon Fungible Token) 등이 핵심이다.# 문제는 디지털 투자자산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투자업체는 자본시장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증권의 성질(증권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논리가 관행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 하지만
한국 미술계에 올해만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해는 많지 않다. 아트시장의 2차 상승기라고 불릴 만큼 한국 미술계는 수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1차 상승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을 말한다. 이때는 ‘갤러리에 그림만 걸어놔도 판매가 됐다’는 농 섞인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호황기였다. 당시엔 아트마켓의 1차시장 갤러리, 2차시장 경매 모두에서 이전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15년 만에 2차 상승기가 찾아온 셈인데, 1차 상승기와 비교했을 때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2007년엔 일반적이
# 신윤복의 풍속화 화첩 ‘혜원전신첩’이 논란에 휩싸였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다. 혜원전신첩을 소유한 간송미술관이 화첩 속 그림들을 NFT로 만들어 대중에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업계 안팎에선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상술이다’ 등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보의 NFT화를 둘러싼 논쟁은 간송미술관이 지난해 발행한 ‘훈민정음 해례본’ NFT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논쟁이 더 날카로운 이유는 혜원전신첩 NFT의 발행·판매 방식에 있다.훈민정음 해례본은 고화질로 촬영한 사진에 고유번호(numbering)를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세실리아 최(Cecil ia Choi) 작가의 사진 작품을 모아놓은 ‘소외된 예술전展’을 연다. 기간은 5월 18일부터 5월 24일까지다. 작가는 맨홀을 사진에 담는 등 전시명에 어울리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소외된 예술은 ‘소외된 가치’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의미 있는 전시명이어서인지 문득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중 하나는 가치의 변화와 일관성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금은 비싼 값에 거래되곤 하는 단색화는 초창기 가격이 높지 않았다. 이런 유형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최
NFT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NFT에 거품이 껴 있다”는 지적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매에서 수백만 달러에 팔렸던 ‘잭 도시 최초 트윗’ NFT의 가격이 1년 새 헐값에 다시 팔린 일은 ‘NFT 거품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럼 ‘최초 트윗’ NFT의 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NFT의 문제일까요, ‘최초 트윗’의 문제일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이 경매를 다시 한번 면밀하게 살펴봤습니다.‘내 트위터 설정 중(just setting up my twttr).’ 2006년 3월 21일,
시작부터 뜬금없는 말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게임을 안 한다. 그렇게 재밌다는 배틀그라운드도, 리그 오브 레전드도 할 줄 모른다. 스타크래프트의 헌터맵(hunter Map)에 빠졌던 학창 시절, 게임의 중독성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필자는 게임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물론 게임 자체는 아니다. 게임이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변화가 필자가 주목하는 포인트다.이쯤에서 ‘딥마인드’ 이야기를 해보자.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개발한 회사다. 뉴미디어 아트(New Media Art)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코
돈을 버는 방법은 자본주의 관련 서적을 몇권만 읽어도 통달할 수 있다. 문제는 책이 아닌 현장에서 뭘 해봤느냐는 거다. 현장의 경험은 무서울 때가 많다. 돈을 많이 벌어본 사람은 흥미롭게도 돈 버는 방법을 줄줄이 꿰고 있다. 일반인이 상상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대출을 받아본 사업가는 대출 잘 받는 법을 숱하게 인지하고 있다.어떤 이는 이런 방법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많은 돈을 벌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경험이 성공을 담보하진 않는다는 거다. 유튜브가 경험을 근거로 그럴듯한 투자법을 늘어놔도 그건 ‘황금률’
한국 미술계는 다양한 구성원이 ‘아트신(artscene)’을 이끌고 있다. 지금은 웹사이트·앱 등 다양한 플랫폼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종이매체의 힘도 무시할 순 없다. 인쇄 기술의 발전으로 컬러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시각예술 작품이 종이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됐다. 특히 종이매체는 ‘장기보관’ ‘대여가능’이란 장점 덕분에 도서관·서점·미술관에서 자유롭게 유통됐다.[※참고: 도서관과 미술관은 미술데이터를 보관한다는 점에서 역할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그럼 미술계엔 어떤 종이매체가 있을까. 하
차가운 바람이 남아 있던 지난 2월 말, 한국 미술계에 의미 있는 아트페어가 열렸다. 하루에 수십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많은 악재 속에서 개막한 ‘2022 서울호텔아트페어’였다.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3개층을 임대해 진행한 이 페어는 참가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포문을 열었다.그럼 아트페어는 대체 뭘까. 미술계 사람들은 미술품과 작가를 소개하는 갤러리를 1차 시장이라고 부른다. 이를테면 갤러리는 에이전시이자 작가를 프로모션하는 기관인데, 한국에 있는 수많은 갤러리는 대부분 1차 시장에서 활동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 이하 예경)와 함께 유망한 예술기업과 사회적경제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예술산업을 활성화하고자 3월 3일(목)까지 ‘2022 예술기업·사회적경제 기업 창업 및 사업 지원 공모’를 실시한다.’19년부터 실시해온 이 공모는 작년 기준 평균 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예술 현장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에 올해는 예산을 20억 원 늘려 ‘해외 진출 지원’을 신설해 국내 예술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예산
“지난 4월부턴가…, 그때부터 1000만원 이하 작품을 구매하는 젊은층이 부쩍 늘어났어요. 기존엔 보기 힘들었던 일들이 조금씩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미술업계에서 수십년을 지내온 갤러리 대표의 말이다.사실 미술업계에서 최근 일고 있는 ‘젊은 바람’은 이례적이다. 일반 사회의 이슈와 트렌드에 가장 더디게 반응하는 곳이 미술업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단점으로 보긴 힘들다. 미술업계의 이런 특징은 ‘예술작품’과 연관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예술작품은 마치 부동산처럼 예민한 자산이 아니다. 식품이나 의류처럼 유통량이 많을 수도 없다